낭장결의.

아아 갔습니다. 임은 갔습니다. 김시진 - 정민태 투수공장의 첫번째 작품. 넥센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고고원준이 갔습니다. 지난 20일 롯데와 이정훈 + 박정준 <-> 고원준 트레이드가 전격 성사되어 고원준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되었고, 넥센에서는 "손승락 선발전환으로 공백이 생긴 불펜을 메꾸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라고 했지만 손승락을 선발전환 시킬정도인 팀이 선발 최고 기대주를 내어주었다는 것은 어불성설. 사실 혀빠질 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작년~올해초 쯤에야 다시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저로서는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할지도 모릅니다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트레이드 입니다. 더군다나 또 롯데, 이미 황재균을 노략질해간 경력이 있는 롯데. 롯데 그딴식으로 해서 어디 다음시즌에 우승하나 간절히 기원하며 지켜보겠나이다.

황재균은 넥센유니폼이 더 잘어울리거늘...

왜 제가 혀빠질을 시작하려고 하자마자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터질까요..ㅜㅡ 장마리+택근븨 트레이드 때에는 사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지라 임팩트가 크지는 않았습니다만, 황청이 + 고고원준사태는 다소 열받는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얼마전 클락사태도 그렇고.. 어휴.. 야구판이, 넥센이 살기 위해서는 빨리 이장석이 야구판에서 떠나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런 "전력보강"이랍시고 승인해준 KBO는 뭐하는 사람들인지도 궁금하군요. 2:1이면 전부 전력보강인건지 원. 꼴데 프런트, KBO, 이장석의 병신삼중주라고 결론내리고 싶네요.

타팀으로 이적된 넥센 선수들.. 이 선수들이 다 넥센에 있었다면?

이번 사태에서 특히 더 열받았던건 롯데 몇몇 팬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비넥센팬에, 일부 롯데팬들 까지도 안타까워 마지않던 이러한 비극에 적반하장격으로 설득력없는 소리를 관철하던 롯데팬들의 모습때문에 저절로 롯데에 대한 안티심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롯데팬들에게 책임을 묻고싶은 건 아닙니다. 팬과 프런트를 분리해서 프런트에 비난을 하고 싶은거지. 몇몇 롯팬들의 주장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반박함으로서 이번 트레이드의 문제에 대해서도 짚어보고자 합니다.

첫번째로는 "상대가 고원준이라 우리선수들이 너무 평가절하되는 것 같다." 라는 주장들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이를 근거로 '정당한 트레이드'였다는 주장과, '불균형트레이드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선수들을 너무 낮게 보지는 말라'라는 주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트레이드의 손익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트레이드는 손익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언더머니가 있을거라고 추측할 정도로 트레이드의 균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차치하고 라도, 이제 자리를 잡으려는 신생팀의 유망주와 자기팀의 노장선수+준 2군선수를 트레이드 했다는 데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상도덕'의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뒤에 따로 얘기하기로 하고 일단 '손익'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수의 가치란 것은 절대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주관적인 해석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자료들의 출처는 KBO홈페이지 입니다.

먼저 이정훈의 성적입니다.

09년도를 빼고는 이렇다 할만한 성적이 눈에띄지 않습니다. '09년도에는 잘던졌다. 포텐 터지면 앞으로도 몇년간은 잘 던져줄 수 있다.', '고원준도 한시즌 반짝이니, 이정훈이랑 다를게 뭐냐' 라는 댓글도 봤는데 13시즌 중에서 한 시즌 잘 던진것과, 2년차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낸 것. 이 둘이 비교가 될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이정훈선수는 얼마전에 무릎수술까지 했다던데. 안타깝네요. 오랜기간 마운드를 지켜온 이정훈선수. 구단의 마찰이 이번 트레이드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현 시점에서 팬분들의 애정은 이해합니다만 넥센 및 비롯데팬들이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팬들이 과대평가하는 건 아닐까 하네요.

박정준의 성적입니다.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지만, 많은 유망주들이 그렇듯 터지지않는 포텐만을 기대하는 그저 그런 성적입니다. 행여나 넥센에서 그 포텐이 터져줄지는 잘 모르겠네요. 마찬가지로 09년 성적은 괜찮지만, 올해에는 출장경기수도 2경기뿐..

고원준의 성적입니다.

성적만 봐서는 고원준도 대단한 성적은 아닙니다. 리그 후반에 뒷심부족으로 많이 무너지기도 했구요. 하지만 프로2년차에 규정이닝을 다 채웠다는 것. 22경기중에 10경기가 QS였다는 것. 고원준 2패가 류현진을 상대로 나왔다는 점. 그리고 많은 야구팬들이 고원준을 주목하게 만든 SK전의 역투. 군대문제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신인으로서는 정말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만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런 선수를 트레이드했다는 점만으로도 비난을 면치 못할텐데 하물며, 고원준에 비해 영 부족해보이는 두 선수로 트레이드를 했으니 넥센팬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요. 투수공장에서 잘 커왔던 고원준이 투수의 무덤에서는 어떨지 잘 모르겠네요. 이재곤, 김수완 같은 선수들을 보면 고원준도 잘 키워주리라 믿어 의심치않고 싶습니다.

 두번째로는 비난의 화살을 넥센으로 돌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애시당초 고원준을 판 이장석이 병신이긴 하지만, 병신옆구리찔러서 단물빼먹는 롯데는 더 나쁜놈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죠. 물타기 혹은 외부귀인이라는 느낌입니다. 분명 양쪽 모두에 문제가 있는데 말이죠.

 세번째로는 양 팀 승인하에 이뤄진 트레이드인데 뭐 비난하고 자시고 할 것이 있느냐. 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두번째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는데요. 프로의 세계에서 넥센이라고 봐주고, 약팀이라고 봐주고, 신생팀이라고 봐주고, 같은건 없다. 라는 주장인데. 사실 이부분은 당위성의 관한 문제라 어느 한 쪽이 맞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라고 밖에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 논리적인 근거는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당위적인 도의들을 무시한다면 사람과 금수들과 다를 것이 무언가 싶네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들은 합리적인 이성에도 있지만, 몇몇 정언명제들에 기반하는 당위적인 도의들에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도의, '상도덕'들이 결국에는 장기적인 공공의 이익으로 발전하기도 하구요. 이 부분은 딱히 반박한다기 그냥 이런 얘기도 있다 정도로 해둘 수 있겠네요.

이러쿵저러쿵 얘기해봐야 어차피 죽은애 귓불만지기이기는 합니다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갑갑한 혀빠의 가슴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ㅜ.ㅜ 내년에는 오목교도 자주 가려고 했는데.. 세컨인 스크, 원래의 연고인 인천으로 돌아갈뻔한 가장 큰 위기였지 싶네요 ㅜ.ㅜ 하지만 우리는 전국 0.3%의 혀리건이니까요 ㅜ.ㅜ 개인적으로 고원준이 더 아쉬운 이유는 정말 인간성도 좋아보이더라구요..
숭캡의 17년 야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일이었다던데.. 고원준 트레이드되고나서 SK전 역투보다도 이게 제일먼저 생각나더라구요.. 롯데가서도 잘해요 고고원준..ㅜㅜㅜ 얼굴도 잘생겼는데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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