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장결의.


퓰리처상 사진전에 다녀왔다..
순간의 역사, 역사의 순간.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진들. 보도사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에 하나인 퓰리처상은

1943년부터는 음악분야에도 수여하고 있다.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가 기증한 50만 달러의 기금으로 제정된 이 상은 높은 권위와 신망을 지닌 채 1917년 이래 매년 5월에 시상되어왔다. 퓰리처의 기부금은 컬럼비아대학교 이사회가 관리하는데, 매년 언론분야의 8개 부문(신문에서 수행한 가장 공로가 큰 공익사업, 가장 훌륭한 지방기사, 마감시간에 쫓기지 않고 쓴 최상의 지방기사, 최상의 전국기사, 가장 뛰어난 국제기사, 가장 뛰어난 논설, 최상의 시사만화, 최상의 뉴스 사진)과 미국문학 분야의 5개 부문(가급적 미국적 주제를 담은 최고의 소설, 최고의 희곡, 최상의 시집, 가장 뛰어난 미국 역사서, 공익활동이나 애국심을 주제로 한 최상의 전기 또는 자서전)에 걸쳐 수상자를 선정하고 상금을 지급한다. 언론분야의 퓰리처상 역대 수상자 중에는 종군기자 어니 파일(1944 수상)과 만화가 빌 몰딘(1945, 1959 수상) 등이 있다. 문학 분야에서는 20세기 미국 문단의 중요인물들이 이 상을 받았다.

란다. 사진 뿐 아니라 저널리즘의 여러 부분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는 상으로, 그 중에서 보도사진 부문에서 상을 받는 사진들은 두고두고 이슈가 되곤 한다.

간만에 약하진 열정을 다시 한 번 불사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던 계기 이기도 했다.

<퓰리처상 수상자들의 7가지 전언>

If it makes you laugh, if it makes you cry, if it rips out your heart, that’s a good pictures. - 당신을 웃거나울거나가슴 아프게 한다면 제대로 된 사진입니다. 에드워드 T. 애덤스(69년 퓰리처상 수상)

You try to be a technician and look through the viewfinder, sometimes the viewfinder fills up with tears. -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자가 되려 하지만때로는 그 카메라렌즈에 눈물이 가득차고 맙니다. 스탠 그로스펠드(85년 퓰리처상 수상
)

You feel bad about having to do that. But the purpose is to go there and get the picture. -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우리의 목적은 사진을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는 것입니다. 호스트 파스 and 미첼 로런트(72년 퓰리처상 수상
)

I don’t really take pictures, I capture and share life. - 
나는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잡아냅니다.  H. 화이트(82년 퓰리처상 수상
)

I was mostly reacting… recording history as best I could. -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역사를 기록하고 있었다. 마이클 매커(90년 퓰리처상 수상


Someday I became obsessed, but I would rather call it a mission. - 
사진기자란 목숨을 걸고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와 같다. 캐롤 구지(86, 95, 2000년 퓰리처상 수상
)

It is not a photography contest it is a Pulitzer, it is about telling the biggest stories of the year. - 
이것은 사진 콘테스트가 아닙니다그 해 최고의 뉴스에 관한 이야기이게 바로 퓰리처상이죠. 윌리엄 스나이더(93년 퓰리처상 수상
)
 
이런 글귀들이 전시장 군데군데에 새겨 져 있었다. 다만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라.. 사진으로 담지 못한게 아쉬울뿐. 나에게는 하나하나 참 마음 깊이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글귀였지만, 정민이가 문득 세번째 말을 놓고서 의문을 제기했었다. 꼭 사진을 찍어야, 로 시작해서 왜 찍는지 까지.. 그에 대한 대답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딱 부러질만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사람이 떨어지는 사진을 왜 찍는가?

퓰리처상은 보도사진에 관한 상이다. 그러므로, 내가 찍어대는 사진들과는 필시 그 목적이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보도사진의 목적을 놓고서 그 이유를 되짚어 봐야 할 것인데, 과연 보도사진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진작가(기자)의 개인적인 수혜는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그 이유를 짐작하는 것이 나에겐 쉽지 않다. 단지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 왜?


퓰리처상 역사상 아마 가장 논란이 되었을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94년에 이 사진은 퓰리처상을 수상하지만, 이 사진을 찍은 기자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두고 어떻게 사진부터 찍을 생각을 했느냐 등 끊임없이 비난에 시달렸고, 결국 이 기자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다. 당시 특파원들은 질병감염의 우려때문에 원주민에게 접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고, 사진을 찍은 뒤 즉시 독수리를 내쫓고 아이를 구호소로 데려갔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변명이 될만한 사실을 빼놓고 생각하더라도, 한장의 사진, 한줄의 기사를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특정 공동체에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는 것. 그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이 기자가 최선을 다해서 저 아이를 살린다면 저 아이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한장의 사진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아프리카의 기아문제로 돌릴 수 있다면 과연 어느 한쪽이 잘못되었다 라고 할 수 있는가. 사진 한장에 필요한 그 몇초간의 시간이 그렇게 무거운 죄가 되어야 하는가. 라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생각이 모든 사진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 생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진들이 너무 많다. 그럼 더 포괄적인 이유는 없는 걸까.


누군가는 역사의 흐릅속에서 주류에만 몰두해 놓칠 수 있는 순간들을 이런 것들로 기록하여 사람들이 되돌아 볼 수 있게 한다. 라고 얘기 했는데 그 얘기에도 많이 공감이 간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과도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다른면에서는 보도사진인만큼, 말 그대로 뉴스와 같이.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져 줌으로써 그에 대한 작은 울림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나왔던 전언 중 
"If it makes you laugh, if it makes you cry, if it rips your heart, it is a good picture."
라는 말처럼. 사진으로 담은 순간이 누군가에게 울림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방향이든 간에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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