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發 프레피/프레이져 컨버터 리뷰입니다!
문구2014. 7. 1. 22:21
프레피라는 녀석 참 가격에 비해서 많은 것을 주는 녀석입니다. 그 덕분에 쿠크다스마냥 툭하면 부러지고 깨지는 여리디여린 녀석이지만 참 많은 사랑을 받는다 싶습니다. 그런데, 컨버터 사용을 즐겨하시는 분께는 이녀석 컨버터 좀 물려서 쓸라치면, 컨버터 몸값이 이녀석 서너자루가격은 하는지라 어째 도둑맞는 기분이 드는 것은 비단 저만의 마음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똑똑한 우리네 사람들 참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합니다. 작은 주사기들을 분해해서 컨버터 처럼 만들어 사용하시는 분도 계시고, 방수실링을 해서 아이드로퍼로 쓰는 분도 계십니다.
사실 이 녀석에게 컨버터를 쓰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넉살좋게도 용량 넉넉한 카트리지가 새콤달콤 두어 개 정도의 가격이기도 하고, 정작 제 몸뚱이와는 다르게 이 카트리지놈은 몇 번을 주사기로 재활용해도 싫은 내색도 안하고 묵묵히 제 할일을 해 줍니다.
하지만, 낳은 정 보다도 기른 정이라, 프레피를 낳은 것은 플래티넘社였으되, 방망이 깎던 노인마냥 유기용매로 녀석의 흉진 낙인을 밤새워 정성스레 벗겨낸 것은 저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사용하시더라구요. 내가 너를 데몬으로 키웠건만, 왜 너의 그 카트리지는 불투명 해서 데몬에 넣으려고 질러둔 유야케같은 어여쁜 잉크를 품고서도 속내를 내비치지 않느냔 말이냐! 그래서 저는 기여코 충직한 머슴같은 카트리지를 포기하고 컨버터를 사용하겠노라, 하지만 금 만원에 달하는 비싼 컨버터 말고, 잔꾀 좀 부려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값 좀 아껴보자, 그렇게 시작한 구글링 끝에 이런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과연, 모든 정보는 구글에 있듯, 모든 신묘하기 짝이없는 발명품들은 대륙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신박하기 그지없는, 어느 인민의 전두엽이 낳았을 기가막힌 산물을 제 손아귀에 쥐었습니다.
이거 정품인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나름 이마빡에 떡~ 하니 PLATINUM 이라고 박아놨습니다.
역시 중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스크류 방식이 아닌, 피스톤(?) 방식입니다. 원래 들어있던 유야케를 당겼다 밀었다 하며 씻어내고 나니 회전운동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신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나름 카트리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구슬을 집어 넣어 둔 세심함에 새삼 감복합니다.
일단 결합해 본 모양새 입니다. 의외로 꽉 물려 있는데, 컨버터나 펜이나 출신지가 노동집약적 산업이 발달한 국가라, 그 미천한 태생을 버리지 못하고 연약하기 그지 없어 꽉 물려 있는 컨버터를 분리하고자 힘 좀 써볼라치면 이러다가 둘 다 난지도 어딘가로 이대로 가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펜에 들어가 있는 자태만 보자면 유야케, 간디 네 이놈들 물럿거라 할 유망주라고 자부하는 루즈 까르비에를 넣어보았습니다. 컨버터 용량이 참으로 좌절스럽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주석만 다는 거니까 빨간색은, 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켜보려고 하지만 진한 페이소스가 쉽사리 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하이고! 카트리지 쓸 때랑은 달리 이제서야 제법, "나 데몬스트레이터요!" 할만한 꼬락서니가 되었습니다 그려.
여러분에게 이런 저렴한 데몬이 없다는 것, 바로, 여러분에게, 프레피가 없다는 것.

모양새로만 따져서는 그래도 잉크가 나와준다는 것만으로도 은혜로울 따름입니다. 흐름이 좀 박한 것 같지만..

모양새로만 따져서는 그래도 잉크가 나와준다는 것만으로도 은혜로울 따름입니다. 흐름이 좀 박한 것 같지만..
딱히 비교할 게 없어서 예전에 썼던 건데,
-기체종류에 무관- 이 비스타+유야케로 썼던 필기고,
그 밑에 내용이 이 프레피+유야케로 쓴 필기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애초에 이녀석은 냉혹한 품질관리마저도 저버린 서얼과도 같은 운명이었습니다. 왕후장상.. 영유종호! 그렇다는 걸 생각해보면 뭐, 하나에 1불정도 하는 컨버터주제에 그래도 제 몫은 해주는 모양이 기특하기 짝이없습니다.
총평
-딱 돈값하는 퀄리티, 그래도 아쉬운대로는 쓸만은 함... 싸니까..
-재미로 한 번 써볼까? 가 아니면 일본에서 이로시즈쿠 사시면서 플래티넘 컨버터 하나 사셔요...
-빨간 잉크 데몬의 꿈은 투명 프레라가 대신 이뤄주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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