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장결의.



시작부터
덕승식당 섬에서 먹었던 식당 탑 투를 꼽자면 가시식당과 더불어서 투톱을 맡고 있을 뿐더러,
쥐치라는 생선이 말리지 않고도 얼마나 맛있을 수 있는지 알려준 식당입니다요.
저도 그랬지만 쥐치는 얼어죽을 바다에 쥐포라는 단세포 생물이 살아서 그걸 잡아다가 구운게 쥐포.. 는 아니지만
쥐치는 죄다 말려먹는 줄 알았습니다만 쥐치 정말 맛있습니다. 쥐치조림 처음 먹어봤는데 반해버렸어요 ㅜㅜ
심지어 고등어 조림을 먹을까 했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고등어는 어제들어와서 얼린 것 밖에 없으니 싱싱한 쥐치를 먹으렴" 이라고 해주셔서 ㅜㅜ..
그러겠노라 했는데 와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강민석이랑 말도안하고 먹었슴다 헠헠
가격도 1인분에 6천원.. 시내에서 갈치조림 4만원에 먹었는데 -.- 갈치조림도 싸요.
모슬포항에 간다면 꼭 한 번 들러서 잡솨보시길~
다시간다고 그랬었는데 꼭 다시갈게요 어머님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송악산은 결국 또 못올라가봄 ㅜㅜ
산방산에서 뵈었던 형이 여기 정말 좋다셨는데 ㅜㅜ..







부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도 마라도는 실패임다.
마라도랑 연이 정말 없나봅니다.. 부왘........
이날은 아침부터 좀 꼬였던날.. 사진에는 없지만 길도 좀 헤메고 ㅜㅜ







오설록 차 박물관
임다. 입장료는 없고^.^ 앞에 펼쳐진 녹차밭 + 박물관 + 내부의 카페 정도가 여기서 볼 수 있는 것들인데, 후자는 생각보다 좀 그닥이고 녹차밭이 꽤 예뻐요. 박물관에서 볼만한건, 박물관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녹차밭.. 정도? 고 앞에 작은 공원같은 것들도 있긴 하니깐 거기서 사진도 찍고 하긴 좋더라구요. 근데 일단 딴 것 보다도 강민석이랑 둘이 있기에는.. 마치 홍대 카페에 남자 둘이 있는 것 같아서 쥐쥐



황금륭 허브팜 햄버거? 였나 이름은 굉장히 길지만, 여튼 큰 햄버거 파는 곳입니다. 여기가 엄청나게 대박이 난 후 이런 집들이 엄청많이 늘었는데, 여기가 레알인 것 같더라구요. 번호표 받아서 한참 기다려서 먹어야 할 정도 -.-; 뭐 가격대비 그렇게 비싼 것 같지는 않고, 괜찮아요 뭐. 맛도 그럭저럭 맛있고, 한 번쯤 먹어볼만 하지만. 덕승식당이나 가시식당처럼 막 생각나지는 않네요^.^ 



협재해수욕장 바로 옆에있는 금릉해수욕장입니다. 사람많은 곳 싫어하는 저같은 사람이 오기 좋아요. 바로 옆이니깐 똑같이 바닷물은 얘쁘고 사람은 없고^.^ 하지만 좀 단촐하다는 느낌이 있긴 하네요. 사람이 괜히 없는 건 아닐듯? 여기는 언제와도 이쁜 것 같근영. 바로 앞에있는 한림공원도 입장료는 비싸지만 간단히 꽃구경 하기는 괜찮은듯?



하귀-애월간 해안도로 는 해안도로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 군요. 하지만 이미 해안도로를 따라 섬 한바퀴를 돌고 온 터라 정말 와 쩐다 대박 레알! 이런느낌까지는 아니었구요. 그도 그렇지만 이때부터 바람이 정말 미친놈마냥 불어서 빨리 이제 그만 스쿠터 타고싶다는 마음이 강해서 -.- 제대로 즐기지 못한 곳입니다 ㅜ.ㅜ 예쁘긴 정말 예뻐요. 저 처음에 왔을 때 여기에 완전 반해버려서..



인형뽑기의 시대는 갔다. 성인용품뽑기 -.-;




러브랜드
입니다............ㅋ
저번에는 혼자라서 못갔는데 이번에는 한번..............ㅋ..........
남자둘이..............ㅋ............흐미..............ㅋ..............
사진은 별로 못찍고....... 뭐......... 흥미로워요........ㅋ
여자둘이는 많이들 오는 것 같은데, 남자둘이는.......................
특히 아주머니들이 정말정말엄청나게 좋아하셔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은근 젊은 커플들도 오고.. 젊은 커플들이 오면 적당히 깨알같은 재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강민석이 스쿠터 타고 온 한 연인을 그렇게 부러워했지 말입니다.
입장료는 꽤 쎄요 ㅜㅜ 사진은 부끄러워서 조금만..
바로옆에 제주미술관도 있으니 꼭!
그때는 휴관일이라 실패..





한라수목원은 러브랜드에서 제주시로 내려가는 길에 있으니 러브랜드를 들르면 한 번 들러서, 말초적 자극으로 달아있는 몸을 정화시켜줄 적절한 장소 -.-; 임미다.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던 산책하기 좋은 곳들 중 하나! 여행 막바지에 주차장 아래에 있는 삼나무(사실 무슨나무인지 잘 몰라요)숲속에 있는 평상에 누워서 전부 있고 하늘만 올려다 볼 때의 그 편안함과, 평화로움은 정말 지금도 그리운 부분 중에 하나. 이 평화를 깨는 결항문자가 오긴 했지만요^.^ 돋네^.^ 위의 사진만으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이 있더군요.



제주시로 내려와서 해오름식당에서 그토록 원했던 돼지고기를 먹었으나, 책에 나온것 과는 다름 높은 가격에 ㅜ.ㅜ.. 근데 맛있긴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통갈비는 갈비가 정말 통으로 나와서 만화에서나 할 수 있는 저런식의 고기섭취가 가능.

여기서 -.- 제주항공 비행기가 기기결함으로 결항이 떴더라구요 -.-; 그래서 제주시내에서 스쿠터를 한시간 일찍 반납(사실 좀 더 돌아볼 맘도 있었는데 시내주행이 너무 후달려서.....)하고 방법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제주항공에서 엑스트라로 하나 준비해 둔 비행편이 있어서 타기로 결정. 제주공항가서 개기기. 제주항공은 이미 성난군중들로 아수라장. 가엾은 직원들이 안타까워 조용히 수속. 제주항공에서는 엑스트라편 + 식권 + 택시비 1인당 만원 제공. 그런데 김포는 국내선이라 심야에는 비행기를 안받는단다.ㅋ 인천ㅋ..부왘ㅋ 따라서, 김포로 계획했을 고갱님들을 위해 인천에서 내려서 김포->서울 행 버스를 제공. 그럼 우리는 ㅋ 우왕ㅋ 서울구경ㅋ.... (민석이 말로는 대한항공 같앴으면 공짜로 KAL호텔에서 재워줬을거라고 -.-;) 간단히 햄버거세트사서 면세점쇼핑하고, 강민석은 허세부린다고 책하나 사서 읽고, 나는 아이폰으로 잉여잉여.



제주도 뜨기전 마지막 셀카. 김포 -> 인천



공항에서 맞는 23시... 흔한경험은 아니지



비행기에서 찍은 야경. 내가 창가앉을걸 ㅜㅜㅜㅜㅜㅜ
제주도 빠이~~~~



인천공항 도착시간. 1시ㅋ.......... 부왘...........

언제나 여행기를 마칠때면 말하지만, '또 가고 싶다.'
요즘 퇴근길에 항상 머리위로 날아가는 제주항공 비행기를 빤히 쳐다보고 있노라면 섬의 풍경들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이번 여행 뿐 아니라 작년에는 이맘때쯤 갔으니까. 그 때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떠오른다.
간만에 신산게스트하우스 카페에 여기서 정리한 사진들을 올리니. 마치 서랍속에서 옛날 사진들을 꺼내어 보는 느낌이 든다시던데.. 역시........ 멋지게 사는 분들이셔.
이 리뷰를 쓰면서도, 마치 그 때의 여행을 다시하는 느낌이 또 들었다. 그래서 이 귀찮은(글 곳곳에 귀찮음의 흔적이 남아있는 듯)짓을 굳이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지막 이번 글만을 남겨두었을 때는, 정말 여행이 하루남은 느낌.
정말 제주도 덕후가 된 것 같다. 너무도 아름다운 섬 제주도.
누가 그랬는데, 제주도는 하루만에도 다 볼 수 있고, 평생걸려도 다 못본단다. 평생까지는 몰라도 이렇게 단타로는 아직도 보고싶은 제주도의 구석구석이 너무 많다. 강민석/이승윤/정정진 과 함께이든, 다애랑 함께이든, 누구와 함께라도. 또 한 번.여러번 섬에 가고싶다.
너무너무 즐거웠던, 강민석과 함께라서 더 즐거웠던.
강민석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같다고 했는데 ㅋㅋ 정말 그 표현이 맘에든다 ㅋㅋㅋ
괜찮네 ㅋㅋ




셧속좀 느리게 해서 찍었어야 했는데.... 업무분장이 확실히 잘못됐어..........


그 전날 막걸리로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기상하였으나. 무난하기도 할만한게 12시가 다되어서 밍기적밍기적 기상.
게스트하우스에 아무도 업ㅋ어ㅋ........ 흐미........
씻고서 인사라도 드리고 갈까 주인아저씨를 기다리다가 포기.
그냥 출발하였다. (이제 생각났지만 카페라도 한번 가봐야겠다).
그리고 난 나의 연두색 후드티를 버려두고 와버렸지ㅜㅜㅜㅜㅜㅜㅜㅜ
사진이 역순이긴 하지만 



사진이 역순이긴 하지만 김영갑갤러리. 역시 분위기가도 좋고~ 느낌도 좋고~ 날씨도 좋고~

대신 입장은 강민석만~ 입장료가 없어가... 흐미...
얼마 시간도 안걸리고 하니 한 번쯤은 들러보면 좋은 곳 같다. 뒷편에 있는 무인카페에서 차 한잔도 괜찮을 것 같지만
우리가 그러면 게이같으니까 패스. 폐교를 개축하여 만들어서 그런지 뭔가 분위기가 두근두근.

 

 



찾기 끝판왕 춘자국수! 내가 2년째 써먹은 가이드북에는 춘자살롱이라고 되어있고, 다른위치로 적혀있다. 거기로 가면 대략 골룸. 그런데 헤메는 사람들이 원체 많았는지. 현지 아주머니 께서 ㅋㅋ 알려주셔서 겨우 찾았다. 그나마도 못찾을뻔 하다가 야 이러지말고 내려서 찾자 하고서 오토바이 세우고 내렸더니 바로 앞ㅋ. 간판도 없고 정말 찾기 힘들지만 찾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정말 싸고 맛있다. 흐미. 서쪽으로 돈다면. 표선해수욕장에서 바람좀 쐬다가 국수한뚝배기 하실래예 하고 김영갑 들르고 우도 들갔다 나와서 신산게스트하우스. 요정도 하면 쫌 괜찮을듯? 아닌가?(나보고 하라면 절대 그렇게 안하겠지만...... 우도에서 숙박하기 덕후 헠헠)

강민석 화보 또 한장 나왔네여. 참 사진작가가 누군지.

잠깐 표선해수욕장에 들러서 바람좀 쐬다 가기로 하고 들렀는데, 역시 제주도는 바다가 너무너무 예뻐서 고민.



서귀포시 근처로 오면 한라산이 이렇게 떡하니 보여서 간지. 저런델 어떻게 꼭대기 까지 올라갔나 싶기도 하고. 어찌보면 후지산 같기도 하고. 후지산보면 한라산이 안떠오르는데, 한라산보면 후지산이 떠오르는 거 보면.. 참..
 

 
길거리에 가로수로 이렇게 귤이 열려있어 귤서리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서리 후 먹는 귤은 정말 꿀맛
이라더니 얼어죽을 꿀맛은 개코 벌들 다 얼어죽으면 꿀맛이겠네요. 서리에 대한 응징을 당하게 됨미다... 덜익었나...

 


서리한 귤 인증샷 한컷





또 사진이 역순이라 서운하긴 하지만 천지연폭포. (지금 솔직히 천지연인지 천제연인지 조금 헛갈림..)
사진의 퀄리티는 역시나... 이쯤 되면 사실 강민석도 사람인데, 강민석이 못찍었다기보다는 모델의 차인가 싶기도 하고..
사람들 몰리는 곳을 별로 안좋아하는 나의 태생적 한계인지. 생각보다는 그냥 그저 그렇지만 뭐 그렇다고 완전 꽝은 아니고, 적당히 산책돌 정도로는 적절한 듯 함미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문제중 하나는 산책만 잔뜩 돌았다는 것이라는 느낌이 리뷰를 쓰다보니 막 밀려오기도 함미다ㅜ.ㅜ 천지연폭포는 너무 유명해서 찾기 쉬우니깐 지도는 패스...

 
서귀포 시내에서. 역시 시내주행은 후달려요..

 


사람들 몰렸던 곳 중 그래도 진짜 멋있다고 생각했던 몇안 되는 곳인 외돌개!
처음에는 그냥 쪼끄만 바위가 서있는 건 줄 알았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가 혼자 서있어요.
입구에서 팔던 붕어빵 때문에 그 행복감이 투영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굉장히 맘에 들었던 곳 중 하나!

 

중문에서 꽤 괜찮았던 곳 중 하나인 아프리카박물관! 
다만 입장료가 꽤 비싸서 추천은 선뜻.. 사실 중문광관단지 내에서는 모든게 전부다 돈돈돈돈돈돈돈돈돈돈...
그래도 꽤 재밌었던 것 같아염. 아프리카 미술품들을 보고있노라면 현대미술틱한 느낌도 들지만, 미술이라고는 쥐코도 모르니 사실 뭐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요. 흑형들의 젬베리듬공연이 있다는데 그걸 놓친건 정말 아깝스빈다.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던 대포주상절리
 소문난 관광지 답게 사람들은 정말 많았어여. 물때를 잘 만나야 진짜 멋있는 게 나온다던데. 여기서 조금만 옆으로 가면 호텔들 즐비하였는데 거기 있는 정원들이 또 그리도 멋있다더라. 나도 작년에 가봤는데 나 혼자 거지꼴을 하고서 거기서 돌아댕기니 이상해서 금방 뛰쳐나왔지만.. 그리고 그 정원에서 내려가면 갯깍주상절리가 있는데 사람들은 훨씬 적었다. 입장료가 있는 대포주상절리와 달리 거기는 입장료도 없고. 다만 우열을 가리기 힘든게, 대포주상절리는 바다와 함께 주상절리를 위에서 보는 맛이 있고. 갯깍은 주상절리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는지라. 시간되면 둘다 가보는 것도 괜찮을듯?
이쪽은 다 중문에 있으니깐 지도 생략~~~~~~~~~~~~~~~~~~~~~~~~~~~~~~~~ 

 

 

산방산 도착! 산방산 자체도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가본적은 없다. 항상 스쳐 지나갈뿐.. 이번엔 용머리 해안은 패스. 바로 예약해둔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로^.^.. 저녁도 먹을겸^.^ 작년에 왔을 때 만난 사람들이 그토록 추천했던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사실 한가지.
산방산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나는 당연히 산방산 게스트로 검색을 했고. 나오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그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보통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1순위 혹은 2순위로 하는 얘기들을 했다. 어디서 주무셨어요. 어디서 주무실 거에요. 우리는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라고 했고, 일동께서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요 아니면 산방산 온천 게스트 하우스요? 라고 했고 나는 당당히 산방산 게스트하우스라고 했다. 사람들은 다행이라고 얘기해 주었고, 잘못하면 낚일 가엾은 사람들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도착해서 친절해 보이는 주인아저씨에게 이름을 얘기했더니 예약이 안되있단다. 혹시 산방산 온천한거 아니냔다. 그럴리 없다했다. 한번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했다. 흐미. 거기로 되어있었다. 왜지? 왜지?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산방산 온천게스트하우스 에서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로 예약안 한 1주일간 받았다가 항의를 받고 내렸다고 했다.ㅋ 걸렸넹ㅋ 우왕ㅋ국ㅋ

 



우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는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고, 예약해놓고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데 예약을 바꿀 수는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그곳으로 출발ㅋ

산방산 온천 게스트하우스는 그 앞에있는 산방산온천의 산하기관 같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닭장ㅋ 우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닭장으로 가버렷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닭장 번호는 E4였나 그랬다 우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발 뒤에 또 이런 침대들이 있겠지. 여자들 방같은건 따로 없ㅋ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전에 민석이와 계획을 짜는 것 따윈 없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이것만 빼고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일단 2회 입욕권이 있는데 그 온천이란데가 대형 목욕탕 같아서 목욕시설은 역대 최강. 저녁에 바비큐 파티도 하긴 하고..... 거기서 만난 쿨하고 다정한 형님이 계셔서 그나마 나았다는게 다행. 내가 용기를 짜내어 우리 같이 맥주나 한캔씩 할까요? 라고 해서 얘기를 나누었기에 망정. 도저히 이대로 그냥 자면 억울할 것 같아서 ㅜ.ㅜ 그래서 다행이 그분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민석은 처음엔 좀 싫은 눈치였지만..(누나가 한 분 밖에 안계셨다.)


수용소도 이렇지는 않다... 정말 닭장. 그 표현 누가 만든지는 몰라도 정말..

 
그래 고기먹었으니까 됐지뭐... 너무너무 피곤해서 일단 뉘일곳만 있으면 되겠다. 좀 씻고싶다. 뭐 이렇다면 추천... 
사실 산방산게스트하우스도 온천으로 셔틀은 해준다. 돈은 따로 내야하지만..............
커다란 로비도 있어서 평소에 테이블팅. 헌팅에 능하다면 사람들이랑 놀수 도 있겠지 뭐.... 기분탓인지 그런 분위기는 전혀 없어보였지만....... 온천이 있고 입욕권을 주기때문에 게스트 하우스에는 딱히 씻을 곳 자체강 벗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서귀포에서 맛있는거 많이 사다가 장봐와서 찜질방에서 자는 것도 괜찮을듯

산방산 온천 게스트 하우스

가격 15000
분위기 ★★
시설 (게스트 하우스 자체는)☆ (온천은)★★★
접근성 ★★ 




 



이번에도 바이크루에서 스쿠터를 빌렸읍니다.
2회차라 동승자 가격을 빼주신건 자랑.
남자 둘이서 작은 스쿠터에 낑겨타고 다니게 된건 안자랑.



가기전에 삼대국수회관에서 고기국수 한뚝배기씩.
예전에는 삼대국수회관 말고 그 옆에있는 국수집에서 국수를 먹긴 했습니다만.
그 때 보다 고기국수가 좀 덜 맛있었던 것 같아요.
삼대국수회관건물은 그때가 부화장이었다면 지금은 번식지->군락 정도인데 말이죠.
가격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5천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ㅜ.ㅜ



제주도는 정말정말 물색깔이 예뻐서 말입니다.
여전하더라구여.
어디 찾을 것도 없이 해안도로는 다 이래요



이거 하나에 같이타고 다녀서 약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체게바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느낌이 난다고
스스로 합리화



김녕 미로공원입니다. 첫번째 관광지네여.
입장료가3천원인가.. 있습니다만,
한 30분정도는 정말정말정말 재미있게 놀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지도를 주는데 개인적으로 지도는 안보고 다니는게 레알 재미인듯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고, 연인이랑 함께 찾아댕기는 것도 깨알같을 것 같아요.
다만 걸어다니는걸 귀찮아 하는 동반자가 있다면 약간 비추일수도..
입구로 같이 들어가서 흩어져서 길을 찾는데 5분후에 마주칠때의 느낌이란 ㅋㅋㅋ





우린 10분걸렸는데 'ㅅ'=3



저 앞엔 뭐가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ㅎㄷㄷ 정말요.
저는 안그랬지만 강민석은 막혔으니 돌아가라는 팻말을 만났다던데..ㅎㄷㄷ



'ㅅ'=3..




이게 그..



미로찾기를 끝내고 바로 옆에있는 만장굴로ㅇㅇ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던 것 같어요.
여름에 오면 시원하긴 할 것 같습니다만..
입장료도 있어요. 심지어 -.-





완전최고만족했던 곳 중 하나인 비자림입니다!
이전에 적었던 대로, 숲에 가보고 싶다던 강민석이 바라던 그 숲의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의외로 사람들도 별로 없고 조용합니다. 흡사 반지의 제왕에 로스로리엔 같은 느낌도 있구요.
바닥도 무슨 원예용 뭐라그러던데..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 흐미. 그래서 걷는 느낌도 좋구요.
입장료도 있습니다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입니다.
한바퀴 도는 데에는 한 30분 정도 걸리는데, 쉬엄쉬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만장굴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있어요.
주변에 오름들도 몇개 있으니 오름도 들를겸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오름에 대해선 밑에서~





제주도의 꽃은 오름이라는 얘기들도 많은데요.
제주도에서 오름한번 안올라보면 정말 많은 것들을 놓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요 셋정도는 올라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스쿠터 대여점 사장님이요..-.-;..
산굼부리도 (오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데요, 사람들 많은데는 별로 안좋아해서..
저번에도 그랬지만요 ㅋㅋ 저번에는 용눈이오름을 갔기 땜시롱 이번에는 저번에 찾다 실패한 아부오름을 찾았습니다.
오름들은 정말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 이번에도 아이폰으로 지도에서 찍어보지 않았다면 포기했을 듯...
아부오름은 입구에 '앞오름' 이라고 적혀있으니, 꼭 올라가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 짧은 거리를 그토록 돌아오다니 -.-
아부오름은 별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없을듯한 영화 '이재수의 난' 촬영지었대요. 그렇대요...
그래서 가운데에 삼나무를 동그랗게 심어놨는데, 이것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더라구요.
삼나무를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이 가져다가 심었을 까 싶었는데,
둘러보니 주변이 온통 삼나무 천지..
산오르는건 질색인 양반들도 너끈히 정상에 오를 정도에요. 한 5분정도?
다른 덴 몰라도 용눈이오름이랑, 아부오름은 입구에 철조망이 쳐져 있지만, 가볍게 무시하시고,
용눈이오름은 계단을 넘어, 아부오름은 철조망 사이로(딱 보면 어떻게 가야할지 답이 보여요 ㅋㅋ) 들어가심 되겠슴다.
한바퀴 도는 데에는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충분해요. 바람맞으면서 가볍게 산책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만.
소들 방목지라서 여기저기에 변이.. 마치 마인들처럼...



마인제거가 필요해...ㅜ.ㅜ..



가성비류 최강, 맛도 최강 가시식당입니다.
덕승식당과 더불어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때문에 감동받았던 그 곳!
요즘도 돈값 못하는 돼지고기를 먹고 있노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그 곳입니다.
저번에 왔을 때는 몸국을 먹었고, 이번에는 두루치기를 먹었는데요,
이 곳의 메인은 두루치기라고 하더라구요. 두루치기 정말맛있습니다.. 흐미.. ㅜ.ㅜ
가격도 정말정말 저렴하구요. 두루치기를 시키면 국으로 몸국이 나오는데,
뭐 몸국 맛있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물론! 몸국은, 특히 이곳의 몸국 및 순대국은, 취향을 약간 탈 수 있겠다는 느낌입니다.
걸쭉한 국물은 저로써는 너무너무 맘에들었지만요.





가시리에서 해가 지려고 합니다. 작년 이후로 밤에는 절대로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ㅜㅜ 서둘렀습니다.



성산일출봉은 이렇게 먼발치에서 만 볼래요 이번에도 ;ㅅ;



해가지는 걸 보니 기분이 아련하지더라구요.



일출언덕 신산 게스트 하우스
제가 살면서 여태껏 겪었던 6개의 게스트 하우스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주인아저씨도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따뜻한 생각을 가지신 분인데다가, 가족같은 분위기(정말요. 레알.)
함께묵는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아주아주아주 자연스럽게 형성이 됩니다.
주인 아저씨가 꼽은 최고의 찬사는 '엄마도 모르는 친척집' 이라는 데, 어떤 분인진 몰라도
이 표현을 만들어낸 분께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적절합니다.
사는게 힘들때 여기서 하루이틀 자면서 비자림이나 사람들 없는 우도같은데서 있으면 금방 힘이날 것 같아요.
비록 닭셔틀을 하긴 했지만... 민석이한테 감동도 받고 ㅜ.ㅜ 분위기도 너무 좋고, 막걸리도 너무 좋아서. 흐미.
이제 말하는 거지만 제주도 막걸리는 정말 맛있는 것 같아요.
굳이 단점을 꼽자면 깜빡하고 후드티를 두고왔다는거.... 그정도로 깔래야 깔 구석이 없네요 ㅜㅜ
소낭게스트하우스 라는 곳이 평이 괜찮던데 아마 제주도 투톱이 아닐까 싶어요. 가본적은 없지만 들은바로는..
식사는 제공되구요~! 대신 본인이 드실 쌀정도는 가져가셔야 해요^.^ 비용이라기 보다는 친절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하나의 호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라고는 하지만 일단 봐서는 비용이랑 다를게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게 당연합니다만.
주인 아저씨의 뜻을 따뜻한 차(혹은 안따뜻한 막걸리)와 함께 듣다보면, 납득이 가게 되지요.

일출언덕 신산 게스트 하우스
가격 15000
분위기 ★★★★★+★ 말이 필요없슴다
시설 ★★★ 편의시설 같은건 별로 없어요. 사실 필요가 없어요. 여긴 혼자 인터넷하면서 시간때울 필요가 없으니까요.
접근성 ★★★ 작은 어촌 마을 안에 있어요. 동네 어귀?ㅋㅋㅋ 로 들어가는 입구에 표지판이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동쪽으로 도는 경우에는 지나치는 경우가 -.-




게스트 하우스에서 사람들과 찍은 유일한 사진입니다 -.-. 유일할 수 밖에 없었죠. 다른 데는 각개격파니까요 ㅜ.ㅜ
라섹수술 직후라 맥주한캔 못먹는다던 강민석도 누나들이 있으니 막걸리를 몇잔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다음날 자기 잘때 어떻게잤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닭셔틀 다녀오던 나를 마중나와준 민석이 ㅜ.ㅜ 흐규흐규....
어찌 되어 같이있던 형 한분은 같이 못찍었네요^^; 아쉽..


한라산은 성판악->관음사 기준으로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12시, 백록담에서 13시 30분 기준으로 (계절따라 다른 것으로 알고있어요.) 입산을 통제하기 땜시롱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꽤나 촉박했습니다. 정작 도착은 별로 안촉박하긴 했지만..


너도 졸리냐, 나도 졸립다


이거먹고 10시간 산행을 하려고 했다니 ㅋ............ㅋ..............................


간단하게 셀카질도 좀 하고, 주인아저씨께서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셔서 가방은 맡기고 출발!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출발.


얼마안가서 성판악 입구 도착


자고로 겨울산이 진짜 멋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산은 어차피 내려올 거 뭐하러 올라가냐는 주의지만 눈덮인 한라산은 정말 최고, 최고, 최고였습니다. 일단 눈이 미친놈마냥 많이 온 거에 놀랐고, 전에도 그랬지만 식생이 순식간에 바뀌는 한라산에 놀랐고, 그 장관에 놀랐고, 엄청나게 오래걸리는 데에 놀랐씀미다. 강민석의 표현을 빌리자면, 알프스나 몽블랑에 올라온 것 같았다고.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삼나무? 틱한 숲. 나무이름 가튼건 몰라여......


금새 또 바뀐 나무스타일. 민석이는 숲에 가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숲이 있다면 이런느낌일 거라고 했다.(비자림 가기 전이라서 ㅋㅅㅋ) 그정도로 초반부는 산책길 같았다. 다른 등산객들을 앞질러는 갔지만 누군가 앞질러 간 적은 없었으니... 하지만........ㅋㅋㅋㅋㅋㅋ.... 성판악 코스의 경사는 마치 y=a^x (a>1) 의 그래프 같았다................
 


중간에서 도저히 힘빠져서 못가겠어서 쉬다가는중.. 시간상 사라오름은 이미 패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쉬어갔었다. 사라오름 입구라는 장소가 이정표에 있었기에 아마도 거기에 쉬는 곳이 있을 줄 알았겠지. 하지만 그런겅 없ㅋ당ㅋ 그래서 사람들이 포기하고 바닥에서 쉬었지 싶다. 우리가 그랬기 땜시롱 ㅋ


거의 다왔다!


11시 20분 가량에 진달래밭 대피소 도착. 9시 30분쯤 올라오기 시작했으니 꽤 괜찮은 성적이었던 듯 하다. 윗세오름이나 여기나 등산하다 먹는 라면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모른다..ㅜㅜ 아마 군대에서 먹는 라면맛? 그러고보니, 단독군장하고 등산하는 군인아저씨들도 있었음.. 흐미...


이제는! 일어나! 등산을! 해야지~~~~~~~~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어쩜 이리 날씨도 좋은지


백록담 .5km 전방ㅋ 하지만 고비는 이때부터 시작 ㅋ


이제부터 뒤를 내려다보기 시작. 우왕ㅋ굳ㅋ


운해?


1900m위엄


백록담 도착. 12시 40분 가량에 도착했던듯.. 담부터는 메타를 시간까지 넣어야지 -.-
강민석은 라섹의 여파로 거의 눈도 감고와서 더 고생 ㅜ.ㅜ
셀카치고 너무 가엾어 보이기는 한데 정말 그정도로 힘들었으요 ㅜ.ㅜ


남들 다 사진찍는데서 인증샷 ㅋ 뒤에꺼 가렸다고 강민석한테 쿠사리먹음ㅋ 헐ㅋ

파노라마로 붙인 백록담. 광각이 좀 아쉬웠지만 ㅜ.ㅜ


이제 하산ㅋ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하산이 레알진짜120141배정도 더 힘들었음. 우리야 지난번 관악산 예습의 경험으로 성판악 입구 가자마자 아이젠을 구입해서 착용했지만, 그냥 포스미드같은거 신고 올라가던 형들도 있었는데, 올라가는건 충분히 올라갈만 했다. 하지만 내려오는건.. 그 형들 별일 없으셨겠지?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경사도 +35%. 난이도 +60%.
그래도 여긴 그나마 괜찮았다. 아이젠과 함께라면.


웬지 전형적인 고산지대 사진같아서 기분이..ㅋㅋ


앞에 강민석 넘어지는 사진... 여기가 정말 문제였다 -.- 눈도 많이 쌓인데다가 눈이 반쯤 녹아서 아이젠이 안박ㅋ혀ㅋ 기어이 아줌마들은 아예 포기하고 썰매타듯 미끄러져내려가는 상황 속출. 혹은 안포기해도 썰매타듯 미끄러져내려가는 상황 속출. 적당히 속도감 있고 재밌었^^기는 개뿔 다른사진도 있지만 가드레일이랄까? 그건 이미 눈속에 파묻혀져있고, 조금만 제동 안됐다간 그대로 썰매타고 저세상으로 갈 판국. 나도 한번 넘어졌었는데 내려가다가 나무 쪼그만거 튀어나온거 붙잡아서 겨우 살아뜸 ㅋ 흐미 ㅋ 그땐 정말 죽는 줄 알았지. 되돌아 보면 동영상으로 찍으면서 내려오면 좀 멋있었겠다.. 나는 좀 요령이 생겼는데, 강민석은 끝까지 우물쭈물해서 그냥 미끄러져 내려오래서 코스통과 ㅋ 근데 정말로 아줌마들은 쭉 내려오심 -.-


살벌한 코스가 끝나서 인지 눈사람 2기 ㅋ


몇번 죽을뻔한 것만 빼면 정말 세상에 없는 설경


강민석 설경 기념사진. 강민석 왼쪽에 바닥에 박혀있는게 원래 가드레일.


똑같이 다리에서 찍었는데 난 왜이렇게 병..


이런길도 있었음 ㅋ 흐미 ㅋ 옆으로 떨어지면 그대로 ㅋ 길 폭은 한명 겨우 다닐정도 ㅋ


이제 겨우 관음사코스의 진달래밭 휴게소쯤의 위치 도착. 삼각봉 휴게소였나... 이미 그 내리막길에서 모든 체력을 써버린 우리는 거짓말 처럼 하산을 포기하려고 했으나 안내려가면 어쩔꺼 ㅜㅜ 흐미 ㅜㅜ 저 뒷편에 계시는 아저씨 세분은 팩소주를 마시는 간지를..


다시 삼나무 숲. 거의 다온건가? 하고 속았었지


다들 상태가..


눈이 대충 얼만큼 쌓인건지 알 수 있는 사진


내려오는 사진은 별로 없다. 사진찍을 정신따위.. -.-; 마지막 하산후 인증샷 ㅜㅜ
그런데 관음사코스로 내려오면 버스정류장이 없다 ㅋ 헐 ㅋ 3km를 걸어가야 있단다 ㅋ 헐 ㅋ 뒤질래여 ㅋ 헐 ㅋㅋㅋㅋ
그래서 포기하고 택시 탑승. 택시비 15000원이었나? 내고 미터기 안찍고감미다. 그래서 아저씨한테 갈치조림 맛있게 하는데 알려달라고 했더니 데려다주심^.^ 가격도 정말 비싸고 맛있기도 정말 맛있었다^.^ 가격도 정말 비쌌다^.^ 하지만 그런거 가릴 정신은 없었다.


사진찍는것도 잊고 먹다가 찍음 ㅜ.ㅜ 35000원이던가... 하긴 제주시내에서 갈치조림은 다 비싼 것 같다


밥먹고 제주시내투어. 그냥 걸었다. 그러다가 지쳐서 택시타고 일단 용두암으로. 난 용두암 일몰이 간지인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용두암은 일출.ㅋ 헐 용두암쪽으로 해가 왜 안지지?ㅋ 헐 ㅋ 헐ㅋㅋ..


그러고 또 그냥 걸었음. 헐 ㅋ 그렇게 걷고 헐 ㅋ 민석아 미안해 난 정말 가까운 줄 알았어.
근데 70리밋덕은 톡톡히봤다. 내 유일한 괜찮은 사진이 여기서 찍은 사진 ㅋ 흐미


바로 이거. 강민석이 스님같다고 찍어준 사진. 얼굴이 안나와야 잘나오나보다.




....ㅋ


도착. 씻고 걍 잠. 아무것도 안함.ㅜ.ㅜ

강민석과 단둘이(-_-;) 떠나는 제주도여행 ㅜ.ㅜ
귀차니즘 기타 등등 때문에 이제야 후기를...
어제 집에오다보니 제주항공 비행기가 또렷하게 보였는데,
제주도는 가도가도 또가고싶다^.^
제주도 덕후.. 하악하악... 다담주면, 제주도에는 벚꽃과 유채꽃이 무성할거외다...


민석신은 이번에도 여전히 화보촬영

강민석의 공항패션

나는 뻘쭘하게 셀카만.. 그나마 21리밋이라 다행이야.........ㅜ.ㅜ


솔직히 남자 둘이서 이러고 사진찍을라니깐 캐쪽팔렸음당...
그나저나 21리밋 주변부가 확실히 좀 구리군요 -.-;


내가 제주도 도착하는 날은 항상 흐림 -.-


간만입니다. 제주도님하.
시간도 애매하고 딱히 시내에서 갈데도 없어 일단 동문시장으로


저번에 먹는데 실패했던 광명식당 순대국
제주도 순대국은 언제먹어도 맛있다.^.^
가격도 저렴하다는게 매력포인트


칠성로.? 칠성로는 대구에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섬일찐 형들이 좀 보여서 좀 무서웠음당.
사람이 너무 없어서 좀 무섭기도 했고 -.-;


탑동의 밤은 신선한 충격.
저번에는 탑동에서 농구하는 형들이 멋있었다면 이번에는 방파제를 그냥 씹고 넘어오는 파도때문에 -.-;
사진이 왜이렇게 나오나 했더니 핸드블러도 있지만 아마 물안개땜에 이랬던 것 같아요 -.- 조리개를 아무리 조여도
빛이 갈라지지가 않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여튼 깨알같이 재미있긴 했다 ㅎㅎ 다같이 왔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 거라고 백퍼센트 확신.


이마트에서 대충 장을 봐서 게스트하우스로 귀환.
강민석 비극이 있었던 뒤라..


객지에서 만난 삼탁스. 18-55번들


빵이랑 사이다나 대충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내일부터가 진짜 시작이니깐!
원래 첫날은 찜질방에서 자려고 했는데 한라산 등산시 가방문제 때문에 미라클 게스트 하우스( 구 팡라오 게스트 하우스)에서 첫날도 자기로 결정. 팡라오가 그 때 상당히 괜찮았기 때문에 (가방 때문도 있었지만) 고민없이 2박하기로 결정
근데 바뀌고 나서 많이 안괜찮아진게 문제 -.-
그때는 바베큐도 있었고, 로비에 큰 테이블이 하나 있어서 같이 고기먹으면서 친해져서 노는 이런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그런겅벗ㅋ어ㅋ. 각개격파, 따로따로ㅋ
개인적으로 게스트하우스는 같이 노는게 아니면 별로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땜시롱 아마 가장 큰 장점을 잃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제주 시내에서 더 멀어진 것 같기도 하고.. 시설은 전보다 조금 더 깔끔해진 것 같기는 한데, 일단 플스도 없어졌고 -.-; 러브랜드투어나 낚시 같은 프로그램이 많다. 저녁도 식당에 데려다 주는 걸로 대체. 다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아침도 무료제공!(토스트+쥬스) 별로 인정이 느껴지지는 않음. -.- 2박하기에는 조금 아깝지 않았나.

미라클 게스트 하우스 [구) 팡라오 게스트 하우스]
가격 \20000
분위기★☆ 완전 각개격파. 따로국밥. 사교성 겁나 좋은 사람이라면 말 붙일 만한 여지는 존재. 하지만 난 안될거야 ㅋ
시설 ★★★★ 그냥 적당히 깔끔하고, 깨알같은 거 많고. 낚시나 러브랜드 투어 프로그램이 많다. 돈만 낸다면.
침대 ★★★ 전보다는 좋아진 것 같은데.. 글쎄..
접근성 ★★★ 제주시 근처긴 하지만 제주시에서 은근 멀다


내일은 한라산으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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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아침에는 비가왔었지

룸메와의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서였을까.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아침도 안먹은채로 후딱 준비하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왔다. 문 밖으로 나서보니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밤새 비가왔는지 바닥은 젖어있고 여기저기에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물론, 스쿠터의 안장(?)에도... 아 짜증.. 이 날 한라산에 가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이제는 제주도도 날 버리는 구나, 하는 생각과. 그래 차라리 한라산에 갈 때는 맑은 것 보단 흐린게 낫지. 적당히 분위기도 있고 좋을거야. 하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오늘도 제주도는 내편이려고 하고 있었다.
고기국수. 제주도만의 음식 중 하나.

그래도 아침은 먹고움직여야지. 싶어서 문예회관 건너편 골목에 있다는 돌하르방 식당에서 멜국이나 각재깃국(?)을 먹고 출발하려고 일단 문예회관으로 향했다. 오히려 시내라 그런지 이렇게 구석구석 찾기는 좀 더 힘든 것 같았고, 스쿠터타기는 더 위험한 것 같았다.. 다시 느끼는 거지만.. 순수하게 스쿠터나 자가용의 입장에서 느낀거지만.. 처음 자가용으로 어머니한테 연수받을 때는 '택시는 참 무섭구나(순화해서)' 라고 생각했었고, 그 다음에는 '아 버스도 마찬가지구나' 하고 느꼈다. 여튼 각설하고, 문예회관에 당도 하였으나 문예회관 주변을 샅샅히 뒤졌음에도 불구하고 돌하르방식당을 찾을수가 없었다.
시간은 점점 촉박해져 왔다. 한라산은 등반이 오래걸리는 바람에 입산통제시간이 일렀다. 와하하에서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성판악코스를 통해서 백록담으로 갈 때 입산통제가 11시쯤 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산에 다녀와서 숙소를 잡고 제주시내를 마저 구경하려면 서둘러서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일단 밥은 포기하고 삼성혈 근처 있는 삼대국수회관에서 국수라도 먹고 가려고 했으나.. 띠로리....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가 흘러나오는 듯 했다. 왜 문을 안여냔말이다 ㅜㅜ..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아무 국수집이나 들어가야 겠다 싶어서 들어가서 고기국수를 시켜서 먹었는데.. 맛이야 일단 처음 먹어보니깐 당연히 맛있었다. 그런데 그 맛은 둘째치고 어머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감동. 국수 다먹으니깐 '모자라지 않았어요? 밥이라도 말아먹지' 라고 해주시고, 계산하고 나가려니 문앞까지 나오셔서 '육지에서 오셨어요? 오토바이 조심해서 타고다니세요' 해주셔서.. 으아... 왕감동.... 지금까지 갔던 식당 아주머니들은 사실 좀 시크하다고 느꼈었다. 애시당초 섬의 인심? 이런 것들을 기대해서 였을까? 그런데 이날은 정말 왕감동. 다음에 정진이승윤이 / 민석이랑 섬에 내려가면 여기는 꼭 다시 와야겠다! 여튼 이렇게해서 바이크루에 스쿠터를 맡기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영실코스로 출발.


서사라 사거리에도 벚꽃이 만발.

영실매표소. 그 사이에 구름이 좀 걷혔다.

시외버스를 타고 영실매표소에 도착. 어리목코스와는 달리 시외버스가 영실매표소까지 올라와서 편했다. 스쿠터는 산간도로 및 1135도로를 타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실제로 그런지 어떤진 몰라도, 일단 대여해주는 쪽에서 그러지 말라고 하셨으니.. 까라면 까야지. 영실매표소에 도착하니 날씨가 다소 개어있었다. 산에 오르기 적당한 날씨. 그런데 이 날 날씨가 엄청나게 변화무쌍했다. 한라산만 그런건지 섬 전체가 그런건진 몰라도.. 그리고, 날씨가 화창하길 바랬던 나를 곧 원망하게 됐다.

이 때만 해도 날씨가 조금 흐리기만 했는데
정말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한 듯 갑자기 안개가 내려앉았다.
여기까지 오니, 수학여행 때 보았던 한라산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는 여기에 꽃이 피어 있었지.
병풍바위였나? 이때 구름한점 없었고, 코스튬의 많은 변화가 왔다.
50나한. 많이 올라온 것 같았지만, 윗세오름은 아직 안드로메다.
키작은 나무들만이 있는, 새로운 느낌의, 그러나 새롭지 않은 이길.
영실입구 - 윗세오름 까지의 코스가 영실코스인데, 처음에는 영실 매표소에서 윗세오름까지 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영실매표소에서 영실입구까지의 거리도 꽤 된다. 영실매표소에서 입구까지는 위 사진들에 나온 차도가 조성되어 있어서, 택시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차도가 있을 정도이니, 길도 잘 닦여 있었고 경사도 심하지 않아서 여유롭게 셀카질 하면서 올라갔다. 영실입구부터는 제대로 산길이 시작됐는데, 처음은 그냥 관악산 같은 느낌이고, 키작은 대나무들만이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올라가던 도중에 날씨가 완전히 개었다. 카메라가방에, 삼각대까지 들쳐메고서 올라가는 산이란. 오십나한에 근처에 이르러서는 경사도 급해져서 한라산에 올라온 걸 후회했다. 역시 산은.. 너무 싫어.. 이 때 부터는 누가 이렇게 해놓은 듯이 주변 나무들이 바뀌었다. 키작은 나무들만이 계속되는 길. 관악산 같은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여기에 이르러서야 예전에 수학여행 때 보았던 모습들이 오버랩되었다. 줄지어서 내려오는 중학생들이 그 기억을 더 뚜렷하게 해주었다. 3박 4일간의 제주도 여행중 유일하게 아직도 기억나는 한라산의 기억. 그나마도 너무도 흐릿했다. 내가 누구랑 올라왔었는지, 누구와 내려왔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서홍이 나에게 물을 주어서 너무나도 고마웠던 생각은 난다. 그 이외에는 지금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녹음과 다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는 기억 뿐.

이 길을 얼마나 더가야 윗세오름이 나올까.

도도한 백록담은 그 모습을 쉬이 보여주지 않았다.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인들 이리 반가울까

키작은 나무들이 있는 길을 지나자 또한번 한라산은 다른모습을 보였다. 한라산 중턱에서부터 보였던 작은 대나무들만이 바닥을 뒤덮고 있는, 탁 트인 정경이 나타났다. 날씨는 아직도 쨍쨍했지만 산바람덕분에 오히려 추운 느낌이 들었다. 월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너무 좋았다. 내려갈때는 사람들이 아예 없었으니. 이런 쨍한 날씨에도 백록담은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백록담이 눈앞에 보이자. 백록담까지 가지 않은 것이 살짝 후회됐다. 기왕 오는거.. 백록담까지 찍을걸.

윗세오름 정ㅋ벅ㅋ. 오는동안 옷이 많이 변했다.
사랑스러운 라면 ㅜㅜㅜㅜㅜㅜㅜㅜㅜ
하산하는 길에 만난 어.. 얼음...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안개가 내렸다.
버스기다리는중에. 안개가 자욱한 한라산은 정말 분위기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나무들만이 침묵하고 있고, 엠피쓰리에서는 쓸데없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바람이 한 번 불면 숲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고,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이 때 처음으로 한라산에 오길 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안개가 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스쿠터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제주식 고사리 육개장. 몸국베이스인듯.

마지막 밤은 팡라오 게스트 하우스에서

숙소 발코니에서 내다본 야경. 우측에 하늘이 유독 밝은 곳이 제주국제공항
바베큐 파티의 위엄... 게스트하우스가 원래 이런덴가?

제주도에서의 마지막밤은 팡라오게스트하우스에서 보냈다. 스쿠터를 반납했기때문에 따로 픽업을 부탁해야 했다. 나 말고 픽업되서 같이 가던 형 한분은 이미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 듯 했고, 김민찬스타일의 그분은 김민찬 만큼이나 붙임성도 좋으신 듯 했다. 원래 계획은 용두암 근처라는 얘기에 여기로 가서 잽싸게 용두암 야경을 찍으려 했으나, 날씨가 너무 흐려서 포기. 지금까지 갔던 게스트하우스에는 없던 '바베큐 파티' 라는 게 있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만원의 참가비가 필요했지만. 하지만 확실히 편익은 만원 이상이었다. 돼지고기와 푸짐한 한끼식사. 와인은 둘째치고라도, 이런 식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된다는 게 특히 나에게는 너무나 감지덕지한 일.ㅜ_ㅜ 그리고, 이 때 와인의 맛을 알았다. 와인이 생각보다 맛있더군. 그렇게 제주도에서 먹은 밥중에 가장 밥다운 밥을 먹고 밤새 술자리로 이어졌다. 나야 내일 갈사람이닠ㅋㅋㅋㅋ 부어라마셔랔ㅋㅋㅋㅋㅋ.. 까지는 아니었지만 여튼. 방학이 아니어서였을까? 확실히 대체로 사람들의 연령대가 높았다. 덕분에 완전막내쪼렙인 나는 심부름전담이었지만 ㅜㅜ그래도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게 즐겁긴 했다. 와하하에서 겪었던 설움때문에 이번에도 이마트에서 장을 봐온 맥주한캔과 프링글스는 굳이 사올필요가 없었어서 아쉽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랜덤채팅때 느꼈던 공허함이 느껴졌다. 지금이야 이렇게 친한 것 같지만. 내일이면 남남. 인간관계의 일회성이 느껴져 조금 울적해졌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여행자의 숙명이겠지?
팡라오게스트하우스
가격:20000 *저녁 바베큐 파티는 별도로 10000원
분위기:★★★★
부대시설:★★★
침대:★

아침은 어제 사온 빵과 컵스프로. 나 뉴요커임?
공항으로 가기전 마지막 산책. 파란 하늘, 초록빛 바다, 유채꽃과 벚꽃 너희가 그리워 질꺼야.
안녕. 제주도!


Epilogue

비행기는 성층권으로 난다고 배웠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야만 볼 수 있는. 구름위로 나는 풍경.
그 풍경이 보고싶어 갈 때와 올 때 둘 다 창가쪽으로 좌석을 예약했었다.
갈 때는 왜였는지 몰라도 구름 속에서 날아서 하얀 풍경 뿐이었다.
바깥이 전부 하얗던 그 풍경도 나름의 묘미가 있었지만 내가 바라던 풍경은 아니었다.
오는 날에 안개가 짙긴 했지만 그래도 그 풍경을 볼 수 있으리라 믿었고, 실제로 그런 풍경이 펼쳐졌었다.
그런데...












이.. 이런... 에이 이런 씨발라먹을수박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 괜찮아 뒷자리로라도 보자..

 
아소님하..
공단에서 마지막 컷. 일상으로의 회귀.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그 날 오후에 바로 공단으로 복귀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처음 떠나려고 했던 마음과 제주도에서의 마음. 그리고 돌아오고 나서 되씹어 볼 때의 마음은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나는 그렇게 제주도에, 그것도 혼자 가려고 했었던 걸까. 정말 섬에 대한 로망에 단순히 이끌렸던 탓일까. 아니면 좀 더 어른이 되기 위해? 나를 말리던 사람들의 말처럼 나는 그냥 헛돈쓰고 괜한 일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주도에는 내가 '혹시?'하며 기대했던 혼자 돌아댕기면서 사진찍는게 좋아서 나처럼 훌쩍 떠나온 수수한 여대생도 없었으니깐. 많은 것을 느끼고, 무언가 마음의 정리와 성장을 기대했지만 정작 생각해보면 그런 것 보다는 그냥 제주도에서의 그 상황을 즐겼던 것이 더 비중이 큰 것 같았다. 자립 이라는 서브퀘스트도 그닥 성공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 책에서 나와있던 말처럼 여행이란 건 다시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것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의 글쓴이 처럼 한 1년이라도 섬에서 '중간여행자'로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들었지만. 섬에서의 5박 6일은 나에게 무엇을 남긴걸까.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무언가 있긴 있는 것 같지만, 그 실체는 분명치 않은 것 같다. 주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승윤이 말하던 것 처럼 명확히 규정짓지 않더라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듯한 그 느낌.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 그리고 머리속을 맴돌거나, 혹은 내가 어딘가에 잃어버린 그 날들의 수많은 생각들. 그냥 그 현상들. 그것 만으로도 내 인생에 반짝이는 보석 하나를 남긴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해버리고 싶다. 꿈같은 22살의 날들이 깨어지더라도 별처럼 빛나지 않을까.

우도에서 혼자 맞는 아침.

전날 맥주 세 캔에 생각보다 취기가 올라서 쓰러지듯 잠들었던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이른시간에 일어났다. 야삐! 이 땐 몰랐지만, 우도의 진정한 가치는 마지막배부터 첫배사이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시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있었다.
국내 유일의 산호(홍조단괴)해변, 서빈백사.

이곳이 우도 8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서빈백사이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산호가 잘게 부숴져 백사장을 이루고 있는데, 에메랄드 빛 바다와 하얀 산호해변은 정말 여기가 우리나라 맞나 싶을정도이다.(내가 갔을때는 해가 덜떠서 그런지.. 물색깔은 좀 우중충했다.) 해변을 거닐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는데, 이 좋은 곳에 나와 혼자여행오신 듯한 한 분만이 계셨다. 파도소리와 걸을 때 마다 나는 산호소리. 우도의 절경들은 이런 고요함 속에서 느낄 때 그 진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것 같다.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
우도에는 태극기가 많다. 왜일까..
내가 일등인줄 알았는데! 젠장!!
한국의 사이판. 하고수동해수욕장
모래사장에 내발자국만 덩그러니.... 인줄 알았지
초록빛바닷물.
또다른 발자국의 주인공들은 어디로 갔을까.

한국의 사이판으로 불리는 우도의 하고수동 해수욕장이다. 서빈백사에서도 물색깔이 이랬다면... 간지 폭발이었을 텐데.. 확실히 '백사장'을 보고나니 감흥은 좀 떨어졌지만. 섬의 아담한 해수욕장. 게다가 정말로 아무도 없는. 동네 아이들만이 멀리서 뛰어노는 해수욕장은 그 나름의 정취가 있었다. 내가 제일 처음에 온 줄 알았지만, 떡하니 누가 왔다간 흔적들이 있어서 감동이 반감하긴 했다. 사이판을 안가봐서 모르지만, 사이판이 이런 곳이라면, 명불허전임에 틀림없으리라.

우도봉의 모습. 여기서 해안가로 내려가면 검멀레 해안을 볼 수 있다.
우도봉 정상에 있는 등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우도봉 정상에서.

우도는 정말 아담하다. 스쿠터를 타고 마을길을 누비다 보면 순식간에 우도 한바퀴를 돌게 된다. 돌담길 사이에서 유채꽃과 푸른 바다를 보다보면 도착하는 곳이 우도봉.


우도봉에 올라가려면 스쿠터를 세워놓고 걸어올라가야 한다. 어제 먹다남은 프링글스 1/6통가량이 내 아침밥이었는데, 확실히 프링글스를 먹으면서 올라가기에는 숨이차다. 원래는 해안 절벽을 따라 등산로가 있었으나, 추락위험이 있어 폐쇄했다고 한다. 서쪽으로 50m정도 올라가면 등산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등산로를 따라 우도봉에 올라서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인증샷용으로 배경역할을 하는 우도의 등대를 볼 수 있고, 등대에 관련된 간단한 전시실이 있다. 그리고 제주도와 우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특히 등대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정말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수평선만이 보이고, 북쪽을 바라보면 검멀레해안과 해안가마을, 중간중간 노란 유채꽃밭이 보인다. 남동쪽으로는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펼쳐져 있다.비로소 이 우도봉에 올라야만 우도구경을 끝낼 수 있는 것 같다. 우도에서의 느낌을 되새겨 보다가 문득 떠올랐는데, 섬에서의 내 행적은 여행이라는 거창한 것 보다도 구경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나혼자 사람 없는 곳을 즐기고, 사진찍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바람쐬다 온것. 여행이라기에는 다소 부끄러운 느낌이 들고, 5박6일간의 섬구경이 어울리는 것 같다. 각설하고, 우도봉에 올라서서 우도여행을 접게되는데. 그 이유인 즉슨,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우도로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도봉의 근처의 해안가에서는 관광상품으로 수상보트같은 것이 있는지 끊임없이 꺅꺅대는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하나둘 몰려드는 커플들은 혼자있는 내가 만만한지 끊임없이 사진을 요구했다. 이런 젠장. 니들 사진은 니들 삼각대로 찍으란 말이다 버러지들아ㅜㅜ. 조용한 정적을 깨는 느낌에 방해받았다는 느낌을 받고선, 검멀레해안이고 개나발이고 빨리 우도를 뜨고싶은 생각 뿐이었다. 바로 항으로 향해 우도를 떠나는 배를 탔다.

물은 정말 푸르렀다. 우도 안녕!
올인에 나오던 섭지코지.

섭지코지. 정말 사람들이 바글바글 댔다. 주차장에 차 세우고 올라가자 마자 짱나서 내려왔다. 예쁘긴 예쁜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싫었다. 책에서 이병헌과 송혜교가 이보다 아름다울까! 라고 적혀있던 말을 기억한다. 이병헌과 송혜교, 희대의 선남선녀들이 섭지코지에 있었으니.. 이곳에 이렇게나 사람들이 많을만 했다. 하지만, 역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순간, 그 순간 자체가 아름다운 것 아닐까. 이병헌과 송혜교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 어디라도 그 함께한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일 텐데. 그 아름다움 만큼 이나 섭지코지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한 비유였으리라.

섭지코지보다도 그 앞에있던 이 바다가 더 나았다.

구름은 좀 껴도... 아직도 제주도는 내편

제주시로 가는 동안 만난 수많은 푸른바다.

바다색이 아주.. 성산포항에서 섭지코지에 들렀다가 1132도로와 해안도로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동안 만난 바다는... 정말. '넌 감동이었어!' 가뜩이나 메모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좀 다양한 사진을 찍자는 생각에, 참고 참고 또 참았지만 참은 사진이 이정도.. 딱히 이름도 없는 그냥 '바닷가' 가 이정도였다. 여름이라면 정말 풍덩! 하고 뛰어들고 싶을정도로 새파란 바다. 우리네 어릴 적 동요중에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그면…」이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었다. 유치원을 안다녀서 그런지, 동요/동화 같은거랑은 거리가 있어서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때 내가 겪은 바다는 대부분이 황해였고, 한두번의 동해 뿐이었다. 도대체 초록빛 바닷물은 무슨 바닷물일까 하고 생각했었다. 황해는 구정물이었고, 동해는 초록(草綠)빛이라기 보다는 청(靑)색의 바닷물이었다. 아마도 초록빛 바닷물에 두손을 담갔다던 그 소녀는 필시 제주도에서 그리 했으리라. 나도 발이라도 담가볼 걸 그랬네..

맛있는 멸치국수. 몸국->멸치국수. 초 헝그리테크

열번째 구경. 조천마을. 할 말이 많다.

책에서 소개한 수 많은 여행지 중에 거의 유일하게, 최고로 실망한 곳이 이 조천마을. 북촌을 지나치는 바람에 이곳으로 왔는데, 내가 기대한 어촌마을의 정취는 거의, 아니 전혀 없었다. 확실히 제주시에서 가까워서 그런지 현대화도 많이 됐고. 섬의 상징인 현무암 돌담보다도 시멘트로 바른 돌담이 더 많았다. 여기서 사진도 많이 찍으려고 메모리도 아끼고 있었는데, 실망한 마음에 제주시로 가려던 발길을 돌려 와흘길로 향했다.

열한번째 구경. 와흘길을 나타내는 단어는 정적. 쓸쓸함.
아무도 타는 이 없는 녹슨 자전거.

성산폐교를 좋아하는 글쓴이에게, 와흘길 또한 충분히 사랑스러운 곳이었음에 틀림없다. 인적드문 곳에 드문드문 서있는 나무 몇 그루. 지도에도 없지만,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이 곳이 와흘길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곳이었다. 쭉 남쪽으로 내려가면(내려가지만 경사는 올라간다.) 교래사거리나 산굼부리, 1112도로로 이어지지만,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었다. 사진도 거의 찍지 않았고, 그냥 지나왔을 뿐이지만. 그 잔잔한 감동이 좋았다.

두번째 게스트하우스. 이레 게스트하우스.

잘 곳이 없으면 낭패이기도 하고. 시간도 애매하길래 일단 방부터 잡자는 생각에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전화로 위치를 물어 찾아간 곳은 이레 게스트하우스. 와하하보다도 건물도 예쁘고 분위기도 웬지 쁘띠쁘띠했다(?). 구조는 콘도식으로 방 하나에 2층침대가 하나 있고 나머지 부대시설은 같이쓰는 시스템.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특히, 같이 샤워하는 걸 싫어하는 여자분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딱히 여기서 찍은사진이 없어서 말 나온김에 리뷰를 하자면
이레 게스트하우스
가격 : 18000
분위기 : ☆
부대시설 : ★★★★★
침대 : ★★★★
시설하나는 확실히 좋았다. 가격도 18000원이면 그닥 비싸지 않았고. 침대도 와하하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이었던 것 같다(사실 게스트하우스에서 푹신푹신한 침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다만! 그러나! 분위기가 너무 최악이었다. 일단 1실에 2인이라서 룸메가 나같은사람이거나, 말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날은 이미 끝난거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았다. 제주 시내를 돌고 돌아오니 한분이 계셨는데. 원래그러신건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여자친구랑 같이와서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건지는 몰라도 정말정말레알링딩돋을정도로 말이 없으셨다. 뭐 그날은 끝난거지 뭐. 그리고 콘도같은 방 하나에 다들 들어가는 거라서 다소 규모가 작아 시끄러운 분위기가 될 수가 없었다. 거실에서 얘기하면 웬만한 얘기는 들릴 정도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할만한 '로비' 같은 곳도 없었을 뿐더러..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면 이 게스트 하우스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묘미는 객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분위기는 거의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뭐 나라고 잘한 건 아니었다. 저녁에 이마트에서 맥주 한 캔이랑 조각치킨 3천원 짜리 ㅜ_ㅜ를 사다가 먹으려고 했다. 와하하에서의 처절함이 떠올라서 꼭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방안에서 먹기에는 룸메분이 너무 조용하셨고 거실에서 먹자니.. 거실에 붙어있던 '금연, 금주' 가 떠올라서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면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밖은 너무 춥고. 맥주가 술이야? 라고 우겨도 안먹히겠지.. 하고 고민하는데 밖에서 맥주캔따는 소리가 들렸다. 야삐!!!!!!!!!!!!!! 적당히 눈치를 보다가 잽싸게 챙겨서 나가니 여자분 한분이 지도를 보시면서 맥주를 드시고 계셨다. 수줍게 다가가서

'여기 앉아도 될까요?'
'네 그럼요'

솔직히 아무런 기대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앉고보니 이모분이 앉아계셔서... 묵묵히 나온자 맥주와 치킨을 처묵처묵했다. 치킨은 뭐 그래 퍽퍽한지 원.. 그 분이 지도를 열심히 보시더니 내게 하문하셨다.

'온지 얼마나 되셨어요?'
'네? 아 저 그 그게 저 아 저 오늘이 4일 째에요! 어.. 음... 얼마나 되셨어요?'
'아 저는 어제 왔어요 어디어디 가보셨어요?'
'저는 그냥 일주했는데.. 어디 가보셨어요?'

내가 숫기가 없어서 말을 먼저 못붙일 뿐이지,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면 화려한 말빨로 당장에라도 베프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분이 하문하시는 물음에 대답하고, 그냥 대답만 하기 민망해서 똑같은 질문을 여쭈어올릴뿐..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대화는 끊어지고 나는 다 먹고 들어가서 잤다.. 쩝... 으이구 한심 'ㅅ'=3...
아 이제 생각해보니, 제주시내 돌고 들어와서 맥주랑 치킨이랑 헬멧들고서 들어가는데 미닫이 문인 걸 깜빡하고 내가 헤메니까 '배달오신 분이세요?' 라고 묻던 그 '아줌마'..-_-) 잊지않겠다.
이게 바로 올레.
제주 시내에도 벚꽃이 만개. 아니 오히려, 만개를 지나 지고 있었다. 꽃잎이 눈처럼.
열두번째 구경. 제주시내 사라봉.

제주시내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는 사라봉으로 먼저 향했다. 도착한 시각이 5시 30분. 일몰시각을 6시 30분으로 잡고 조금 넉넉잡아 도착했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이래서는 일몰은 볼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일단 사라봉으로.

섬에서의 강민석 부럽지 않은 화보집의 꿈 중에서 가장 맘에드는 사진 중 하나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 사라봉에서 일몰은 볼 수 없었다. 날씨가 너무 흐려서 어디에 해가있는지 조차 알기 힘들었다. 포기하고 그냥 제주시의 전경을 내려다보고, 제주항과 제주공항을 보면서. 사라봉 정상에 있는 정자에 올라 꽃구경이나 실컷 했다. 오르는 길목길목마다. 그리고, 팔각정을 빙 둘러서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이 때 다시 느낀 거였지만 정말 여행타이밍 잘잡았다ㅜㅜ.. 아마 서울에서 꽃구경 가기는 물건너 간듯 하지만, 제주도에서의 추억만으로도 B+정도의 만족감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제주도서부터 서울까지. 아마 가장 오래 벚꽃을 볼 수 있었던 행운아 중 한명이었던 것 같다.
동문시장 순대국.. 하악하악
차림표는 여느 시장 순대국 집과 다르지 않다.

일단 저녁을 해결할 요량으로 사라봉에서 내려와 동문시장으로 향했다. 사실 보성시장 내에 있는 감초식당에 가서 순대국을 먹으려 했으나 동문시장이랑 보성시장이랑 헛갈려서... 하긴 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은 동문시장이니깐 상관없어! 라고 서둘로 합리화를 하고서 시장구경을 했다. 섬에서 느낀 것은 섬은 회가 정말정말 싼 것 같다. 그 회를 먹었어야 했는데.. 돈도 없고 혼자먹기는 그래서 못먹은게 천추의 한. 같은 재래시장이어도 섬에서의 재래시장은 또 그 느낌이 어찌나 색다르던지.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참치처럼 생긴 어마어마하게 큰 생선의 이름이 방어였다는 것과. 동태가 거짓말 아주 조금 보태서 참치만했다는 것. 그리고 동문시장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광명식당에서 순대국밥을 시켰다가 밥이없다는 이유로 쫓겨났던것. 친절한 아주머니가 계셨던 식당에서 먹었던 순대국이 대박이었다는거.. 처음엔 왜 순대국이 이리도 많은 가 했는데, 제주도 흑돼지 덕분이었던 것 같다. 제주도의 거의 대부분의 식품은 돼지와 해산물로 귀결된다. 따라서 둘 중 하나라도 안먹는 사람은 제주도의 맛을 절반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섬에서 가장 유명한 국수 투톱만 해도 멸치국수, 고기국수 아니던가! 여튼 순대국은 정말 맛있었다.
산지천. 청계천의 모델.
동문시장 바로 앞에는 산지천이라는 곳이 있는데, 조명시설을 휘황찬란하게 해놓아서 아경이 괜찮다. 바로 옆에는 제주의 명동 칠성로가 있지만 혼자 왔기때문에 칠성로는 패스. 산지천을 둘러보고 탑동야외공원으로 가기로 했다. 산지천은 청계천의 모델이 되었다고도 하던데,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생각보다는 그렇게 감흥이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여기가 산지천이 아닌가??

탑동 야외공원. 바다를 접하고 있는 특권일까.

탑동에가면 바닷가에 야외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농구코트가 많아서 마치 도림천에 온 느낌이었지만... 도림천 따위 떡실신.. 일단 번화함의 정도에서 부터 제주시내의 중심가에 있는 탑동이 훨씬 번화했지만(도림천은 그래도 서울인데... 그래도 떡실신) 바다를 끼고있는 바다어드밴티지는 도저히 어찌할 방도가 없을 듯 싶었다. 바닷가를 따라있는 산책로를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불꽃놀이를 하면서 걸으면... 흐어엏헝헝;ㅅ;.. 근처에는 바이킹도 있고 간단한 놀이기구도 있어 젊은 친구들이 즐길만한 거리가 많았고 눈에 보일 정도로만 멀찍이에는 횟집들도 있어서 확실히 번화가다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는 걸 보면서, 섬도 역시 다를 것이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사실 섬이라고 무엇이 다를까. 똑같은 사람사는 곳인데. 육지 사람들은 섬에 대해 로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랬었고.. 섬사람들도 그럴까? 육지에 대한 막연한 동경 - 내가 그랬던 것과 같은 그것들을 가지고 있을까? 누군가의 일상이 누군가에겐 새로움이 되는 것. 이런게 여행이고 이런게 신선한 경험인 것 같다.

오늘도 날씨는 내편

와하하게스트하우스에서의 쭈구리고 있는 둘째날 밤이 지나고, 여유있게 늦잠을 자고서 9시 30분쯤에야 출발했다. 일단 목적지는 김영갑 갤러리.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다가 표선면 가시리 어딘가에 있는 가시식당을 찾아서 이제는 제발 밥다운 밥을 먹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해먹고 나갔지만 그건 생략하고 일단 출발.

다섯번째 여행지. 김영갑 갤러리의 입구.
故김영갑 선생님이 생전에 쓰시던 작업실

김영갑 선생님께서 제주도의 풍광에 매료되어 몇 십년간 제주도의 모습들을 담아 삼달리에 있는 폐교를 개축하여 탄생한 것이 지금의 김영갑 갤러리인 두모악이다. 루게릭병 투병 중에도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연 두모악에는 김영갑 선생님이 생전에 찍으셨던 사진들이 보관 및 전시되어 있었다. 섬사람들은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이 제주도의 사진이 아니라 했다고 한다. 섬사람들 조차도 모르고 있던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에 담아내었기 때문이란다. 이런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들을 보면서, 삶에 있어서나 사진에 있어서나 많은 것을 느꼈다. 그 열정이 내게도 있을까?

두모악 주변.

파란 하늘과 거대한 풍차. 이 얼마나 이국적인가.

드디어 제대로된 밥을.. 이것이 몸국.

가시리사거리주변을 헤메다가 겨우겨우 가시식당을 찾아들어갔다.. 그때의 감동이란... 드디어 제대로된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ㅜㅜ.. 몸국은 돼지의 내장 등을 우려낸 국물에 모자반이라는 해초의 일종으로 끓인 국이란다. 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들과 걸쭉한 국물때문에 그냥 무난하게 순대국이나 먹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육지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맛이긴 했다. 어찌됐건 제주도에서 처음 느끼는 포만감에 감동 백배 ㅜㅜ 이렇게 '좀 많이' 주린 배를 채우고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거쳐서 1112도로 삼나무 숲길로!

여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

....노코멘트...

길가 양 옆에 피어있는 유채꽃이랑.. 지다만...-_-; 벚꽃. 끝없이 이어지는 길과 파란 하늘. 저 멀리 보이는 오름들.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그래서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또 화보집시리즈를.. 내가 제주도에서 확실히 느낀건 아직 나는 사진을 너무 못찍는 것 같다. 내가 직접 봤던 것에 비하면 사진들은 그 아름다움을 절반도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저 돌담 너머에 파란하늘이.

여섯번째 여행지. 1112길 - 삼나무 숲길.
삼나무 숲 길가에는 이런 곳이.

책에서 봤었던 사진 속에서는 비가와서 였을까. 화창한 하늘의 삼나무 숲길은 웬지 분위기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그 한적한 길에 살짝 바람이 불면 '숲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게 너무 좋았다. 거기에 향긋한 삼나무 향까지.....는 비염땜에 몰랐고 여튼 숲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정적을 깰때면 오감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이었다. 삼나무 숲길을 드라이브하는 것도 좋지만 잠시 길가에 내려서 이런 풍경을 즐기는 것도 삼나무 숲길만큼이나 좋았다.
삼나무 숲길을 지나 오름으로 가는 길에 교래리에 있는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라는 분위기 있어보이는 집에서 점심을 해결했었는데, 거기서 일하시는 알바분이 내가 살면서 보아왔던 식당알바중에 가장 예쁜 알바분이셨다. 준 연예인급 초특급식당알바.. 내가 조금만 더 대담했더라면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왔을 텐데.. 후회중. 다음에 섬에 또 오게된다면 꼭 사진도 찍고 연락처도 물어봐야겠다.

하이드라보우 유니크. 윈드포스가 여기에?

다시 한번 느끼지만 날씨가 좋으니 셔터만 누르면 작품

합법적 월담

일곱번째 여행지.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다본 제주도. 저 멀리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그냥 이렇게 앉아만 있어도 좋은걸.

남들이 보지 않아도 피어납니다.

오름은 제주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형으로 기생화산 혹은 측화산을 섬에서는 오름이라고 한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모자랄 정도로 야트막한 언덕정도의 높이지만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딱히 산이란 것이 없는 섬에서는 동네 뒷산의 느낌이었다. 제주도에는 유명한 오름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산굼부리와 아부오름, 그리고 용눈이오름이다. 그 중에서 원래 컨셉에 맞춰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용눈이오름으로 향했다. 사실 가장 유명한 곳은 산굼부리인데,산굼부리는 입장료도 있고 관광상품화 되어서 지나가는 길에 본 주차장에도 차들이 빼곡했다. 그에 비해 용눈이오름은 '용눈이오름길'이라는 표지판을 발견 못했으면 지나칠 뻔 했을 정도로 외진곳에 있어서 한적했다. 용눈이오름에서는 소를 방목하기 때문에 철조망을 쳐놔서 저렇게 돌로된 계단으로 철조망을 넘어가야 한단다... 웬지 독특한 느낌. 막상 용눈이오름 입구에 도착하자 '야트막한 언덕'이라던 것에 비하면 꽤나 높은 느낌이었다. 철조망을 넘어가면 용눈이오름을 한바퀴 빙 돌아서 정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탐방로를 쭉 따라올라가면 키작은 풀들이 듬성듬성 나있고, 능선을 따라 올라온 바람과 마주하게 되는데,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제주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보통 이럴 때 '숨이 탁 막히는 듯하다' 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된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바람을 느끼면서 정상에 앉아있으면 그냥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때 내가 정상에 올라갔을 때 한 노부부가 사진을 찍고있었는데... 카메라가... 무려 라이카...ㅎㄷㄷㄷ 처음만나는 라이카의 포스란..

우도 선착장 근처에 있는 성산일출봉.. 올라가보지는 않았다.

성산폐교를 찾아서.
한 시간을 헤메고 헤메고 묻고 물어서 찾아낸 여덟번째 여행지. 성산폐교.(구 성산수고 자리)

책 뒷부분에 성산폐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오래전 폐교된 학교. 그 쓸쓸한 정취에 대해 작가는 강한 애착을 보였었고, 나도 성산폐교는 꼭 가보고 싶었다. 우도로 들어가는 마지막 배시간은 6시이고 해가 져가는 5시~5시30분 사이에 성산폐교를 둘러보면 그 시간대의 따뜻한 느낌의 사광이 그 분위기를 더해줄 것 같았다. 하지만, 책에는 대략의 위치만 나와있을 뿐. 사람들에게 '성산폐교'에 대해 물어보면 모른다는 대답뿐... 우도에 일단 들어가고 다음날 나와서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성산폐교는 이 시간대에 가야만 그 쓸쓸함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떠올린게 옴니아. 스마트폰사고나서 처음으로 스마트폰사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 조금만 참고 아이폰 살걸. 데이터요금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무선인터넷으로 성산폐교에 대해서 검색. 어떤 펜탁스 K20D유저께서(알고보니 g2쓰시는분... 감동이 덜했나보군) 성산폐교를 찾다가 우연히 사진을 알아본 동네 주민이 성산수고라는 것을 알아서 길을 알려줘 찾았다는 글이 있었다. 그랬다. 성산폐교는 성산수고였다. 인근 주민분들께 여쭈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과거 성산수고가 지금의 성산고등학교자리로 이전하면서 성산수고가 성산고등학교가 되었다. 그래서 성산폐교를 찾기 위해서는 성산수고로 여쭈어보면 안되고, 성산수고가 있던 자리로 여쭈어 보아야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성산폐교. 입구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방목되는 말들만이 추억을 지키고 있었다.

성산폐교에는 말 몇마리가 방목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무섭긴 했지만, 말들과 최대한 먼 곳 위주로 사진을 찍었다. 학교의 정경은 어디가고 잡초만 무성했다. '국어사랑'이라는 표지만이 이 곳이 학교였음을 짐작하게 했다. 시간대도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서서히 기울어가는 해와 그 빛이 만들어 내는 긴 그림자가 폐허의 쓸쓸함을 더해주었다. 책에서는 사라진 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리움 때문이라 했다. 누군가의 추억이 묻어있다는 것. 그것이 그 아름다움 일까. 그렇다면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들. 그것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는 걸까.

길가에 핀 민들레는 그 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Hottest time. 6P.M - 우도행 마지막 배는 오후 6시
아홉번째 여행지. 우도.
우도에서 만난 낙조

혼자.
언제나 혼자였을 그대.
제주도의 푸른밤? 푸른밤은 우도에 있었다. - 서빈백사해수욕장
단촐한 혼자만의 저녁.

관광객들이 떠난 우도는 정말 좋았다. 역시 그 책은 좋은책. 푸른밤은 제주도에도 있긴 하지만 우도의 푸른밤이 좀더 그 농도가 짙어보였다. 가로등만이 밤길을 밝히는 우도의 분위기란... 그날 밤 3만원이나 주고서 혼자 묵은 민박집 방은 너무 컸다. 혼자이기 때문에 더 좋았지만 혼자여서 공허했던 그날 밤. 지지직거리는 티비를 보면서 깠던 맥주 세캔에 온갖 잡념들이 담기어서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3월 초였을까.. 갑자기 제주도로 훌쩍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러고 싶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냅다 비행기표를 예매하고서 책을사다가 계획을 짰다.. 애시당초 계획은 잘짜는 성격이 아니라서 뭐.. 대충 아웃라인만 잡아놓긴 했지만...

좋은 제주항공이다..!

이정도면 새마을호로 부산왕복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부산도 좋은 곳이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제주도가 낫지 않겠는가! 여튼 그렇게 해서 제주도여행계획이 시작되었고, 4월 1일까지.. 공익생활하면서도 두근두근대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공단에 휴가도 제출하고 마침내 4월 1일! 대한항공이랑 JAL은 이용해 보았지만 저가항공은 처음이었는데.. 처음엔 프로펠러 비행기 같은 것을 떠올렸었다.

나름대로 듬직한 비행기

우려와는 달리 생각보다 듬직한 모습이었다. 기내도 깔끔하고 승무원들도 예뻤다. 기류에 따라서 심하게 흔들린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다지 그런 느낌도 들지 않아서 대만족이었다. 이정도 가격대 성능비면.. 앞으로도 자주자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비행기좌석을 찾아 앉고 선반에 짐을 올리고 상공으로 떠오르는 느낌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이었다. 혼자서는 수도권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았었기 때문에. 정말 혼자라는 느낌도 들었고. 다소 쓸쓸하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내가 갔던 날에는 날씨가 그닥 좋지 않아서 비행기여행의 묘미인 창밖구경을 못한게 아쉬울뿐.. 하지만 안좋은 날씨는 겨우 그정도 불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혼저옵서예!

제주 전지역 호우주의보 발령

오늘 밤까지 제주 산간에는 최고 120mm, 그밖의 제주도에 최고 80mm의 많은 비가 내리겠고, 남해안에도 30∼70mm의 다소 많은 비가 예상됩니다.   - 출처 YTN

 제주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엄청난 빗소리... 난 스쿠터를 타야하는데.... 당황스러웠으나 일단 스쿠터대여점에 픽업을 부탁해 간단하게 교육을 받고 스쿠터를 대여받았다. 다행히도 사장님이 질좋은 우비와 가방을 쌀 비닐을 제공해 주셨으나... 처음타는 스쿠터를 그것도 이런 빗속에서 탄다는건.. 사장님 께서도 '일단 용두암쪽 찜질방에서 자고 내일 움직이는게 낫겠다' 라셔서 잽싸게 찜질방으로 달려서 대충 씻고 내일을 기약하며 일찍 잠들었다. 낯선곳에서. 혼자 찜질방에서 맞는 밤이 다소 쓸쓸했으나, 그 때에는 설렘이 더 우선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고서 10시쯤에서야 잠들었다.

역시 넌 내편이구나 제주도.

아침에 깨어보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졌다. 아직은 다소 구름이 끼긴 했지만 어제에 비하면 축복수준의 날씨였다. 어제 6시부터 찜질방에 쳐박혀 있던 걸 생각하니 분이 풀리지 않아서 다음날 6시 30분부터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어제 제주 시내에서 스쿠터 타면서 한 두어번 죽을 뻔 했던 경험 덕분에 스쿠터타기도 별로 두렵지 않았다. 동이냐 서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일단 서쪽으로 가기로 했다. 

강민석 부럽지 않은 화보집의 꿈

아침에서야 깨달았다. 내가 리모콘을 두고왔다는 사실을. 이럴 때 쓰려고 산 리모콘인데.. 아뿔싸.. 별수없이 MF나 사진찍을 곳을 미리 정해놓고 AF를 잡은담에 셔터만 누르고서 잽싸게 뛰어가서 찍어야 했다. 그냥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자니 다소 민망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여행만 가면 화보집 하나씩 만들어오는 강민석이 부러워서 이번에는 나도 화보집 하나 내자는 느낌으로 허세를 좀 부려보았다. 리뷰할때면 손가락발가락이 어디갔는지 행방이 묘연해 졌으나 이제와서 사진들을 보니 뭐 그런대로 흡족한 것 같다. 그냥 '-')v 이렇게만 찍었으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그때도 부끄러워서 딴짓하는 척 하는 딴짓을 했었지만.. 주변사람들의 시선이란... 아직도 손발이..

봄날, 벚꽃, 그리고 제주도.

제주도에는 꽃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발에 채일정도로 많았던 유채꽃과, 고개를 들어보면 어디에나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그래서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면서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남들보다 벚꽃을 더 오랜 기간동안 보게 되었으니 그것 또한 행운이려나? 벚꽃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졌었다. 과거의 추억들. 앞으로의 기대들.

사실 제주에서는 벚꽃보다 유채꽃이 대세

파도치는 용담 해안도로.

분명 최고기온은 16도 정도로 옴니아에서 봤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공기도 생각보다 찼다. 더군다나 스쿠터를 탔으니.. 옷을 더 두껍게 입지 않은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했다. 아 생각해보니 삼다도지... 왜 바람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지만 추위보다도 해안도로를 달리는 그 이국적인 풍경과 오감을 자극하는 정취는 충분히 추위를 감내하도록 했다. 이런거라면 누군가를 뒤에 태우고 가는 것도 꽤 낭만적일 것 같았다.

길가에 고인 구정물마저 파랗게 물들이는 하늘


아.. 오글오글..

처음에는 정말로 물감을 부어놓은 듯 여기저기를 뒤덮고 있는 유채꽃이 너무 예뻐서 보는 족족 셔터를 눌러대고 셀카를 찍어댔으나.. 나중에는 정말 지겨워질정도로 많아서 셀카찍기도 귀찮아지고 셔터를 누르는 횟수도 줄었다. 그렇다고 정말 질린건 아니고 볼때마다 깨알같이 예뻤다. 이런 유채꽃밭에 드러누워있으면 '동백꽃'의 마지막 장면처럼 알싸한 향기에 취할 것 같았.. 지만 비염이라서 포기했다.

동네 바로위로 비행기가 내려오는 어색한 풍경

텅빈 도로.

평일 오전. 교통량이 확실히 적은 시기이기는 했지만. 제주 시내를 벗어나자 1132도로나 해안도로에는 정말로 차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별로 무서울 것도 없이 주변구경 다 해가면서 스쿠터로 달릴 수 있었다. 이때는 스쿠터를 한 대 사면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역시 서울에서는 좀 아닌 것 같다.

날씨가 좋으니.. 셔터만 누르면 작품

출발하기전 확인한 암울한 일기예보와는 달리 제주도의 날씨는 정말 좋았다. 고마워요 기상청! 파란바다와 그보다도 푸른 하늘. 정말로 눈이, 가슴이 시릴정도로 파란 풍경이었다. 원래 하늘사진은 구름이 적당히 있어야 더 예쁜법인데 아예 맑지도 않고 누군가 그려놓은 듯한 구름들이 그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역시 삼다도.

제주도에는 이렇게 현무암으로 쌓아놓은 돌담이 정말정말정말레알많았다. 집에도 담을 쌓아놓고 밭에도 담을 쌓아놓고 묘지에도 주변에 이렇게 둘러놓은 듯 했다. 이 아기자기한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오히려 도시에 가까울수록 이런 돌담보다는 시멘트로 발라놓은 담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감동이 반감되었다. 동네 구석구석 쭉 이어지는 돌담길은 정말 '시적'이었다.

첫번째 여행지. 한림공원.

용담해안도로, 애월-하귀간 해안도로를 거쳐 첫번째로 도착한 곳은 한림공원. 입장료 8천원이라는 살인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었던 가이드북에서 그토록 강추했기에 들어갔으나... 뭐 좋기는 좋았지만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꽃들, 사람을 경계하던 공작들, 3~4월에만 개장한다는 왕벚+유채동산은 정말 예뻤다. 특히 왕벚+유채동산에서는 내려다보면 유채꽃밭에 고개를 들만 하늘을 벚꽃들이 가리고 있었다. 제주도에 어떤 풍경이나 다 그랬지만 정말 이건 혼자보기에 아까울 정도로 예뻤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셀카찍기가 너무 민망해서.. 사람들이 빠져나간틈을타 잠깐 찍고서 잽싸게 모르는 척 했다.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꽃들밖에 남지 않았을 때는 정말 좋았다. 제주도 여행 내내 그랬지만 최대한 사람들을 피해서 다니고 싶었다. 혼자라는 게 여행 내내 쓸쓸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없을때가 더 좋아서 계속 사람들을 피해다니려고 노력했다. 스스로를 고립시킨다고나 할까. 여행동안 느낀 거지만, 이전까지는 내가 혼자일때 나는 쓰레기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일이 있기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일이고, 그래서 잉여들이나 가족들이 내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끈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혼자 5박6일을 있어보니 혼자라는 것이 꼭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갑 갤러리에서 보았던 '소일거리' 만 있으면 혼자라도 좋지 아니한가. 그럼에도 분명한 건 혼자는 불완전하다. 당장에 놓고봐도 내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_-) 혼자도 좋지만 함께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았다. 일상을 조금만 벗어나면 인연의 끈들은 너무도 멀어졌다. 사실 그 끈이 너와 나를 연결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참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온 말처럼. 너와 내가 만난 것 자체가 불가사의였다. 굳이 시간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면 함께하는 시간들을, 함께한다는 것을 더 소중히 여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끊어져 버린 인연의 끈들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속에 남아있으니. 그 잔해들을 좀더 따뜻하게 안아주자고 마음 먹었다. 이제와서 그 끈들을 가지고 슬퍼하거나 한다는 것이 다소 무의미하게 느껴젔다. 그냥 그 자체로 가지는 아름다움만 있으면 될 것 같았다. 이게 그 아이가 말하던 '좋은 추억'이지 싶었다. 추억이 지금와서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보다는 그냥 그 자체로 보물같은 것 아닐까? 지금 잇닿아 있는 인연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제주에서는, 한림공원 한 구석에서는 내가 치는 캐논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깐...  아 지나가던 이상한 아줌마들은 말고..

두번째 여행지. 한림공원 맞은편, 금릉해수욕장.

하얀 백사장. 정말로 말 그대로 '에메랄드 빛' 바닷물. 우리나라에도 이런데가 있구나 싶었다. 사실 금릉해수욕장 보다는 그 옆에있는 협재해수욕장이 더 유명하다. 하지만 협재에서 조금만 옆으로 오면 인적이 드문, 그러나 협재해수욕장 못지않게 아름다운 금릉해수욕장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금릉해수욕장으로 왔다. 아무도없는 이 아름다움을 나혼자 독점하는 느낌이랄까.

너도 혼자구나.

더 말이 필요한가?
.....

「함께있는 시간을 소중히 하러!」

함께있는 시간 만큼이나 홀로 만끽하는 시간들. 그 시간들도 아름답다.

둘째날 내가 먹은 전부.... 세번째 여행지. 자구네 포구.

자구네 포구는 포구라고 보기에는 약간 모자랄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날이 날이라서 그런지 길가에서 한치를 파시던 아주머니 몇분이 전부.. 자구네 포구 옆에있는 수월봉에서 보는 낙조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던데, 낙조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애매했다. 그래서 이때는 일단 마라도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다시오자는 위험한..... 정말 위험한 계획으로 모슬포항으로 서둘러 떠났다.

제주도에는 길거리에 유채꽃만 있는게 아니라 말들도 돌아댕긴다.

마라도 유람선 타는 곳은 정말 예뻤지^^*

2시에 도착한 모슬포항. 마라도로 가는 배가 전부 끊겼단다... 마라도 -> 마라도짜장면 -> 자구네포구 일몰 ->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의 나의 테크트리가 무너지는 순간.. 이제 어찌할 것인가. 중문으로 갈 것인가 수월봉으로 돌아갈 것인가? 결국 나는 중문을 대충 둘러보고 표선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만다...-_-; 그 이전에 마라도 유람선을 타는 곳 앞바다는 정말 예뻤다... 물색깔도 예뻣고...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심지어 해변가에 바다거북이가 말라죽어있는 것도 볼 수있다.. 역시 제주도는 재밌어..

세번째 여행지. 산방산.

스쿠터를 타고 조금 달리다보니 금방 산방산에 도착했다. 이 때문에 내가 표선까지의 거리를 얕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_-; 산방산 자체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산방산 앞에있는 공원(?)과 용머리해안을 둘러보았는데 무엇보다도 용머리해안이 대박이었던 것 같다.

용머리해안의 위엄

제주도에서는 여기저기서 멋진 강태공들을 찾아볼 수 있다.

말그대로 해안가에 깎아놓은 듯한 절벽.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는 용머리해안을 더욱더 아름답게 했다. 나도 처음에는 용머리 해안 자체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들어가서 본 모습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낚시는 해본적도 없는 내가 낚시를 해보고싶을정도로.. 다만 아쉬운 것은 거기서 아주머니들이 파시는 한접시 만원짜리 해산물을 차마 먹을 수 없었다는 것 정도.

정말로 염소가 뛰어댕긴다

네번째 여행지 갯깍주상절리대(마지막 사진은 뒤집어졌네ㅜ)

중문에서도 원래 컨셉대로 사람이 없는곳으로 다니기 위해서... 그 유명한 대포주상절리대를 포기하고 하얏트호텔에서 내려가면 있는 갯깍주상절리대로 갔다. 주상절리대가 다 똑같지 뭐.. 하면서. 중문관광단지는 '관광'을 특화로 조성되어서 호텔도 많고, 테디베어 박물관 등 어트랙션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건 다 아웃오브안중.. 갯깍주상절리대만 보고 나오자는 맘으로 스쿠터를 신라호텔에 세워두고 내려왔다. 그런데 이때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핸드폰배터리 간당간당, 카메라배터리 간당간당, 위 사진을 찍은 시간까지 먹은건 한치 한 마리. 근처 식당은 너무 비싸서..-_-;(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갈치조림이나 고등어구이는 어디에서나 혼자먹기에는 비쌌다.) 중문 근처에는 게스트하우스도 없는 상황.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왔던길을 돌아가자니 내키지 않고, 다음 게스트하우스는 표선에 있었다. 그 사이에 둘러볼 곳은 외돌개. 쇠소깍. 정방폭포. 말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 여기서 제주도 5박6일중 최악의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 열심히 가면 표선도 금방이겠지! 그냥 민박에서 자기엔 재미없잖아!

그 땐 왜 이 사이가 그렇게 좁아보였을까

정확히 한시간 반쯤 스쿠터로 달려서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만나는 게스트하우스. 대충의 시스템은 알고 있었다. 잘 곳, 씻을 곳 정도만 제공해주는 숙박시설. 1인실의 개념이 아니고 1인 1침대의 개념.. 그런데 매점같은것도 없으리라고는.... 남들은 다 무언가를 사오거나 무언가를 해먹는데.. 나는... 쥐뿔도 없었다. 게다가 밤에타는 스쿠터는 왜그리 추운지 정말 몸이 얼어붙어서 안움직인다. 라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몸소 깨달았다. 내가 입대를 앞두고 있을 때 제일 두려웠던게 혹한기였는데.. 이렇게 한 번 춥고보니 새삼 허리디스크에 감사를..

우든 컴퓨터

그리하여 여차저차 게스트하우스에 묵게되었는데. 게스트하우스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로비(?)와 부엌에서 사람들이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나누었고, 처음보는 사람들끼리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 사장님이 틀어놓으신 리드미컬한 음악까지. 약간의 붙임성만 있다면 정말 게스트하우스에서 정말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그렇지 않았다는게 문제지. 내 침대에서 쭈구리고서 핸드폰이나 만지작만지작.. 나와서 잠깐 컴퓨터하고서 그냥 돌아댕기면서 사진이나 찍었다. 정말 태생적 한계가 있는 걸까. 부엌 구석에 사람들이 남기고간 음식들이 있었다. 안주용 땅콩 반 봉지. 라면 한 봉지. 사람들 없는 틈을 타 라면 하나를 주워다가 끓여먹는 기분이란... 아 잠시 눈물좀 닦고.
와하하게스트하우스
가격 : 15000
분위기 : ★★★★
부대시설 : ★★
침대 : ★★★


달빛에 비친 내 모습이 오늘은.. 미워보여.

그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찍은 사진중에 가장 맘에드는 사진.. 이 날 밤에도 잉여들이랑 부모님께 전화는 했지만. 배도 고프고 사람들이 주방에서 왁자지껄 술을 마시고 있는데 나랑 또다른 사교성없는 한 분만 방에서 쭈구리고 있어서 좀 서러웠다.쓸쓸하기도 하고. 달빛이 내리는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별들도 어찌나 그렇게 많은지..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의 정취가 너무나도 예뻐서 너무나도 서글프고 쓸쓸했다. 혼자하는 여행의 묘미라는게 이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