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장결의.

올해 초 쯤이었을까.. 기숙사에서 화분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런 여유를 요하는 취미들은 사실 성질급한 내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학부 때 교양수업을 들을 때 한국사학과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여러분들처럼 젊은 사람들은 바다가 좋겠지만, 나는 산이 좋아요. 바다는 항상 똑같은데, 산은 갈 때마다 새롭거든요.."


그 때는 그런 말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이스라지 한 그루를 분양받아 키워보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기 힘들 것 같은 앙상한 나무가지에서, 새순이 고개를 비집고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분이란..

과장 좀 보태 팔할이 먼지요 바람일 화성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이런 도중에 수초어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테라리움과도 같은 그 작은 세계에 빠져버렸고, 이래저래 알아보았지만 입문하는 데에는 여간 많은 돈이 드는게 아니었다. 이래저래 인터넷발품을 팔아 최소한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대략이나마 알게되었고..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서 물품들을 구해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 시작하는 데에는 요정도의 물품이 필요했다. 여기서 중고도 구하고 다이소도 활용해서 최대한 비용을 낮췄다.

둘 중 위의 목록은 택배가 도착하지 않아서..ㅂㄷㅂㄷ... 우선 아랫 것들로 꾸렸다






같이온 돌을 씻어서 한 번 삶아 주고..





같이 온 흑사도 양파망에 넣고 한 번 씻어서 레이아웃을 잡아봤는데 영 신통치가 않다




얘는 주문도 안했는데 와서 무슨 풀인지 잘 모르겠는데 부상수초 같다




미리 받아서 하루 동안 묵혀둔 물을 붓고, 수초들을 심어 주었다.

아직은 비루하기 짝이없다. 레이아웃도 뭔가 내가 처음 구상 했던 거랑은 많이 다르다...............

물이 아직 뿌연데, 곧 잡힐 거라고 믿고

나머지 물건들이 배송되는 대로 다시 한 번 정리해야겠다.